화웨이의 자체 OS '하모니2'가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수 없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모니2가 출시된 지 한달이 지났지만 이미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넘어서기 힘들고, 미국 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화웨이의 OS를 채택할 기업도 없기 때문이다.
◆하모니2 채택하는 기업 전무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이어가고 있다. 한때 세계 1위의 점유율을 기록하던 스마트폰 사업은 핵심 부품 수급이 끊겨 직격탄을 맞았다. 화웨이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20% 대에서 지금은 5% 밑으로 떨어졌다. 통신장비 시장에서는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중국 밖에서는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통신장비 기업을 벗어나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화웨이가 안드로이드 없이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 여부는 하모니2의 성공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중국 언론들은 화웨이가 하모니2의 기초 코드를 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개방원자재단(Open Atom Foundation)에 기증했다고 보도했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도 파트너로 참여한 이 재단에 오픈소스로 공개된 화웨이의 하모니2는 누구든지 앱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하모니2가 사실상 중국 정부에 귀속됐다는 말들이 나온다.
왕청루 화웨이 소비자부문 소프트웨어 담당 사장은 이에 대해 "모든 기업이 하모니2 코드를 가질 수 있다"며 "(다른 기업들이) 화웨이의 특징을 더해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하모니를 중국 기관과 기업이 쓰도록 유도해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하모니2가 개방원자재단에 기초 코드를 기증했다는 소식이 발표된 이후 중국경제망은 "하모니2는 중국 정보 산업의 공동 재산이다"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하모니2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지만, 이 주장이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
당장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 기업인 오포와 샤오미는 하모니2를 탑재했을 때 수출에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해 하모니2 탑재를 거부하고 있다. 지난 달 중국 언론들을 통해 중국 내륙 외에 대만 노키아에서도 하모니2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알려지기도 했지만 노키아는 즉각 부정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근거가 '보안'이었다는 점에서 화웨이 OS의 국유화는 다른 기업들이 하모니2를 채택하는데 장애물이 된 것으로 예상된다. 하모니2를 채택했다가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만 사용 가능
초기 OS인 하모니2는 현재 오류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팽배하다. 중국 화웨이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기존 안드로이드 OS를 하모니2로 업그레이드한 뒤에 전력 소모가 빨라졌다는 후기가 많이 공유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달 공지를 통해 하모니OS로 업그레이드를 한 직후 휴대폰에 발열, 오류, 느린 충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는 업그레이드 후 시스템에 최적화 과정을 통해 설치 2~3일 후 정상화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사용자들에 따르면 아직까지 이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았다. 그나마 중국에서는 AS센터를 통해 환불받거나 시스템 점검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제재 이후 화웨이 AS센터가 줄어든 해외에서는 서비스를 제공받기도 힘든 상황이다.
한편, 화웨이는 자사에서 출시하는 노트북, 스마트워치, 전기자동차에도 하모니2를 탑재해 OS 생태계를 넓힌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들이 많다. 현재 안드로이드와 애플로 양분되는 앱 생태계 시장에서 화웨이가 얼마나 독자적인 시장을 구축할 수 있을지에 대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해외 시장을 생각했을 때 10년 이상 생태계가 구축된 안드로이드에 비해 후발주자인 하모니2가 기기 호환이나 앱 지원 면에서 부족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 블랙베리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도 과거 독자적인 스마트폰 운영체제 개발을 시도했지만 결국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견고한 성을 무너뜨리지 못하고 실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가 성공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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