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종목이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따상상상상을 기록해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스팩주가 있는 반면,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한 채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는 기업도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머스트제6호스팩, SK4호스팩, 키움제5호스팩 총 3개 스팩 종목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합병을 위한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스팩들이 지정일로부터 1개월 내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를 맞게 된다.
스팩은 상장 후 36개월 내 비상장사와 합병을 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상장폐지된다. 만일 스팩이 상장폐지될 경우 투자자들은 상장 공모가인 2000원에 1% 내외의 이자를 더한 금액을 돌려받게 된다. 비교적 낮은 수익률로 합병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 2011년 국내에 스팩이 도입된 이후 합병에 성공한 기업은 절반에 불과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체 상장 스팩 225개(코스피+코스닥) 중 합병에 성공한 기업은 121개로 집계됐다. 53.8%가 상장에 성공하고, 나머지는 상장폐지됐다.
반면 스팩시장 과열에 상장 초반부터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도 있다.
지난 6월 17일 상장한 삼성머스트스팩5호는 합병 대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따상상상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 4거래일 연속 상한가)이라는 유례없는 급등세를 기록했다. 4거래일간 주가가 470% 급등한 것. 현재 삼성머스트스팩5호는 8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공모가와 비교했을 때 4배 이상 주가가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스팩주 급등 배경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변동성 확대, 기술 확산 가속화, 풍부한 유동성 환경, 스팩 합병의 성공적 사례 등을 꼽았다.
박범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합병 이전의 주가 상승은 스팩 입장에서는 악재"라며 "스팩의 실질적 기업가치는 순자산 가치와 상장 프리미엄이며 주가의 변동과는 무관한데, 합병가액이 높아지게 되면 대상기업 입장에서는 그만큼 상장 프리미엄을 더 높게 주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맥락에서 이미 상장된 스팩 수가 많아진 점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정적"이라며 "상장돼 있는 스팩이 공급, 상장을 원하는 기업이 수요라고 본다면 공급 과잉 이슈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급 과잉 상황에서는 스팩의 협상력이 저하되고 합병 가능성도 낮아져 합병에 실패해 상폐되는 스팩 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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