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산차와 수입차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 완성차는 글로벌 자동차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함께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깊어지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수입차 업계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보복소비'가 겹치면서 올 상반기 사상 최대 판매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수입차 업계는 독일 3개사의 독주가 아닌 지프와 볼보 등 다양한 브랜드의 성장세도 눈길을 끈다.
◆악재 겹친 국내 완성차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는 올해 상반기 해외 수출 물량 상승으로 전체 시장은 성장했지만 내수 시장에선 사상 최악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대차(0.4%)와 기아(0.0%)는 전년 동기 대비 지슷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쌍용차(-18.4%), 르노삼성(-17.3%), 한국지엠(-6.8%) 등의 내수 판매는 크게 감소했다.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생산량 조절에 들어가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의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임단협을 둘러싸고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5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으며 전체 조합원 중 6613명이 참여해 5841명(76.5%)이 찬성했다. 결국 노조는 사측이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노조는 앞서 월 기본급 9만9000원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150% 성과급, 코로나19 극복과 생계비 보전을 위한 격려금 400만원, 각종 수당 신설 및 인상 등이 담긴 '2021년 임금투쟁 요구안'을 확정하고 사측과 교섭을 진행한 바 있다.
만약 한국지엠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공장 가동률 하락과 판매 하락의 후폭풍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지엠은 반도체 수급난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4만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도 노사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7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에 돌입했다. 현대차 노사는 13차례에 걸쳐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했지만, 노조는 지난달 30일 결렬을 선언했다. 이에 합법적 쟁의 권한인 파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노조는 임금 9만9000원(정기·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성과금 30% 지급, 정년연장(최장 만 64세), 국내 공장 일자리 유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5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100%+3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200만원, 10만원 상당 복지 포인트 지급 등을 1차로 제시했지만,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르노삼성 노사의 경우 지난해 임단협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에서 직장폐쇄와 부분파업 등 '강대강' 대결을 벌였다. 현재는 소수 노조와의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로 인해 르노삼성 기업노조의 교섭·쟁의권이 정지돼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기존 노조가 다시 교섭대표를 맡게 되면 노사 간의 갈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만약 국내 완성차 업계가 노사 갈등으로 파업을 단행할 경우 하반기 내수는 물론 모처럼 되살아난 수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수입차 거침없는 질주
매년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수입차 시장은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던 독일 3사(벤츠·BMW·아우디) 뿐만 아니라 볼보와 지프 등도 고르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 규모는 90만 861대로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국산차는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한 75만 3104대를 기록한 반면 수입차는 15.2% 성장한 14만 7757대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올 상반기 수입차 시장은 호황기를 맞았다. 수입차 시장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는 4만2170대를 판매하며 16.0% 성장했고, BMW는 3만6261대로 42.6% 성장했다. 아우디는 1만798대 판매하며 전년 동기대비 7.2% 상승했다.
독일 3사 이외에도 스웨덴의 볼보자동차와 미국의 지프도 역대 최다 실적을 기록했다.
볼보자동차는 올 상반기 7629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이는 국내 진출 이후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이자 4년 전인 2017년 연간 판매 대수(6604대)를 넘어선 수치다.
이같은 인기는 신형 모델과 함께 기존 모델의 고른 판매가 뒷받침됐다. 모델별로는 XC60이 1697대로 전체 판매 22%를 차지했으며, S90(1537대)과 XC40(1508대)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새롭게 출시한 S90은 전년 대비 56%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판매 성장을 견인했다.
지프도 같은기간 5927대를 기록하며 역대 상반기 최고 실적을 다시 한 번 경신했다. 올해 목표로 세운 '1만대 클럽' 재입성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지프의 가장 아이코닉한 대표 모델 '랭글러' 모델이 상반기에만 1661대를 판매하며 전체 판매량의 28%를 차지하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프의 '레니게이드'도 1475대(24%) 판매, 두 모델의 판매량이 전체 판매량의 50%를 넘으며 상반기 실적을 견인했다.
지프의 가장 경쟁력 있는 모델인 '체로키' 패밀리도 각각 누적 1000대 이상 판매됐다. 또 올해 초 공격적인 신차 출시에 나선 일본차 업체들의 상승세도 전체 판매량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소비자들의 대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 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도 호의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임단협을 둘러싼 악순환이 계속될 경우 미래를 장담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수입차 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신차출시는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 판매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