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법원의 하청 근로자 불법 파견 판결로 인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경제계 단체에서도 이번 판결에 대한 유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대위아 사내 하청 비정규직 직원들이 현대위아를 상대로 제기한 직접 고용 요구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후폭풍'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앞서 현대제철은 정부의 압박으로 협력업체 직원 7000명에 대한 자회사 설립을 통해 직접 채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대법원은 8일 현대위아 사내 협력업체 소속 직원 64명이 제기한 고용 의사표시 등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도급과 파견의 경계가 법령으로 정해지지 않고 법원의 해석으로만 판단하는 상황이 산업 현장 혼란을 불러온다"며 "이번 판결로 발생할 막대한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지 매우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현대위아는 소송 당사자인 64명에 대해서만 직접 고용을 하면 되지만, 이후 협력업체 파견 직원들의 소송이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현재 협력업체 파견 직원이 2000여명에 달한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협력업체 소속 직원의 고용을 위해 자회사 설립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판결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한국지엠, 포스코 등에서 불법 파견을 두고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기아는 2010년 대법원이 사내 하청 노동자가 불법 파견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린 이후에도 계속해서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 서울고등법원은 현대차와 기아 파견직 직원 493명이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고, 현재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개인 소송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현대차·기아의 파견직 직원 불법 파견 판결만 16번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은 불법 파견과 관련해 대표까지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카허 카젬 사장 등 한국지엠 임원 5명은 2017년 9월 1일부터 지난해 12월 31일까지 한국지엠 인천 부평·경남 창원·전북 군산공장에서 27개 협력업체로부터 근로자 1810명을 불법 파견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6월 서울고등법원은 부평·군산·창원공장 협력업체 근로자 82명이 제기한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 전원 승소 판결을 내렸고, 올해 5월에는 파견 직원 14명이 인천지법에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했다.
광주고법은 2016년 포스코 광양공장 사내 하청 근로자 15명이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근로자 손을 들어줬다. 기업들은 파견 직원들이 정당한 도급 계약하에 단순 업무만을 수행하기 때문에 불법 파견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번 판결과 관련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현대위아의 협력업체는 인사권 행사 등의 독립성을 갖추고 원청과 분리된 별도의 공정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파견 결정을 내린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제조업에 대한 파견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등 글로벌스탠다드와 부합하지 않는 강한 규제를 부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파견근로자 보호를 위한 법을 근거로 도급의 적법 유무를 재단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한 조치다"라며 "더욱이 법원의 판결도 사건별로 엇갈리고 있어 기업 경영의 유연성과 예측성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