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정부가 각자 보안을 핑계로 대며 중국 IT 기업들 제제에 나섰다. 미·중 간의 갈등이 최고점에 이른 가운데 중국의 IT 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고 제재 받는 '디디추싱'
최근 뉴욕 증시에 상장한 중국 최대의 차량 공유 플랫폼 '디디추싱'은 중국 정부의 지시를 거부하고 미국에 주식을 상장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받고 있다. 중국정부가 디디추싱을 제재하며 핑계로 들고 있는 건 '보안'이다.
지난달 30일 디디추싱이 "시기가 좋지 못하다"는 중국 정부의 권유를 무시하고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일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이 '국가 안보 수호', '데이터 보안 리스크 대비', '공공 이익 보장'을 이유로 디디추싱에 대해 네트워크 보안 심사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디디추싱의 신규 가입자 유치도 금지시켰다. 결국 지난 4일에는 "디디추싱 앱의 개인정보 수집에 위법 행위가 있었다"며 중국 내 앱스토어에서 디디추싱의 삭제를 지시했다.
이후 디디추싱의 주가가 20% 가까이 추락했고 중국 내 언론들도 디디추싱에 대해 부정적인 보도만 내보내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디디추싱 관련 기사에 '디디추싱 앱 퇴출'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
디디추싱은 이에 완전히 항복을 선언했다. 디디추싱은 지난 3일 "위험을 조사할 수 있도록 지도해준 (중국) 당국에 감사드리며 최선을 다해 고치겠다"며 중국 공산당의 조치에 따를 것임을 발표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리쥔후이 중국정법대 교수는 "앞으로 인터넷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법적 의무를 준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먼저 허가를 내주기 전까지 중국 IT 기업들이 먼저 미국 시장에 상장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지난 5일 구인앱 '보스지핀', 트럭공유앱 '윈만만', 화물차 기사 매칭앱 '훠처방'에 대해서도 심사에 들어갔다. 세 기업 모두 미국에 상장한 기업들이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이번 조치가 발표되기 하루 전 "미국에 상장하고 주요 주주가 외국기업인 경우, 국가는 정보의 안전을 더욱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보안을 핑계로 IT 기업을 제재한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다.
◆미·중 갈등 후 중국 IT 기업에 제기된 '보안 문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019년 5월부터 보안을 이유로 내세우며 자국 기업들에게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할 때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재 조치를 시행했다.
미국의 제재가 시작될 당시 화웨이는 "사이버 보안 때문이라는 것은 미국의 핑계"라며 "미국의 기술 패권에 위협이 되니까 제제 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반발했다.
미국 정부는 현재까지도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이어가고 있다. 한때 세계 1위의 점유율을 기록하던 스마트폰 사업은 핵심 부품 수급이 끊겨 직격탄을 맞았다. 화웨이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20%대에서 지금은 5% 밑으로 떨어졌다. 통신장비 시장에서는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중국 밖에서는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실패로 돌아가기는 했지만 트럼프 정부는 당시 보안을 핑계로 동영상 플랫폼 기업 '틱톡'에게도 사업권을 넘기지 않으면 쫓아내겠다며 사실상 '퇴출' 조치를 시도했다. 하지만 당시의 조치는 무리했다는 평가가 많았고, 결국 미국 워싱턴DC 항소법원은 작년 9월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내린 미국 내 틱톡 다운로드 금지 행정명령의 효력을 잠정 중단하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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