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출범 예정인 '대환대출 플랫폼'을 놓고 금융권 내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의 플랫폼을 중개서비스로 이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은행, 제2금융권은 금리 경쟁에 수수료까지 내면서 핀테크 기업의 플랫폼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0월 '비대면·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을 시행하기 위해 금융권과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비대면·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은 소비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P)을 이용해 여러 은행, 저축은행, 캐피탈 등 대출금리를 한눈에 비교해보고 금리가 낮은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특히 금융위원회는 이를 위해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의 플랫폼을 중개서비스로 이용할 방침이다. 현재 국내 금융 소비자들이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의 모바일 앱을 이용하는 횟수는 1인당 월 225회로 하루 7번 이상이다. 소비자들이 은행 앱의 9배 이상을 사용하는 만큼 접근성을 살려 소비자 편익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사 "플랫폼, 빅테크만 유리한 구조"
그러나 금융회사들은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 기업 플랫폼을 중개서비스로 이용하는 것이 달갑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환대출 플랫폼을 구축하면 어떻게든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은 이득을 볼 수밖에 없다"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은행 저축은행 등은 빅테크 기업의 을(乙)로 종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시중은행은 대환대출 플랫폼 이용시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은행의 경우 주거래 고객이 대출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굳이 수수료를 지급하면서까지 대환대출 플랫폼을 이용할 필요가 없어서다.
현재 논의된 대환대출 플랫폼 수수료 규모는 대출 원금의 1.6~2.0%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오히려 대환대출 플랫폼을 이용할 수록 주거래 고객을 뺏길 가능성만 커진다"며 "대환대출 플랫폼을 이용하는 비용으로 대출금리를 낮추는 것이 은행이나 고객에게도 더 이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대환대출 플랫폼으로 무분별한 금리 경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리의 높고 낮음은 대출시 차주의 리스크를 감안한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고객을 많이 유치하기 위해 저금리 대출상품 경쟁이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환대출 상품을 비교하는 사이트와 대환 대출을 비교 가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다르다"며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이용하는 고객층의 경우 한도, 금리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폭이 넓은 만큼 무분별한 경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비스 운영시간을 놓고도 이견이 나온다. 은행들은 보안상 이유로 대환대출 플랫폼을 은행 영업시간에 맞춰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핀테크 기업들은 소비자 편의를 위해 24시간 운영이 필요하다고 요구한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4시간 운영하자는 핀테크 측 요구가 쉽지 않다는 금융권 주장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은행 영업시간에 맞출 것을 제안했다"며 "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는 핀테크 업체의 조건을 기존 금융사들이 정하고, 논란이 되는 수수료율도 금융권 스스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일 은행권, 12일 제2금융권을 만난 데 이어 오는 13일 빅테크 업체들과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반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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