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정치>국방/외교

[어수선하軍]무다구치 렌야의 환생, 자화자찬 속에 버려진 야전군인

image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평시복무 예비군과 군사문화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청해부대 34진 장병 301명 가운데 271명(전체의 90%)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그런데 국방부와 합참은 지난 20일 국회 보고에서 '자화자찬'을 했다.

 

당시 국회에 제출된 보고된 '청해부대 34진 긴급복귀 경과 및 향후 대책'에는 군사보안 사항인 특수임무작전명 '오아시스'를 공개했다. 이 작전과 관련해 군수뇌부는 "양국 국방장관 간 긴급 공조통화를 통해 현지 국가의 적극적인 협조를 견인했다"며 "우리 군사외교력이 빛을 발휘한 사례"라고 밝혔다.

 

'무다구치 렌야(牟田口 廉也) 중장의 재림'인가. 무다구치 렌야는 무능함으로 부하들을 죽음으로 몰아 넣고도 자화자찬에 빠졌던 인물이다. 그는 일본에서는 '일본군의 삼대 오물(三大汚物)', 한국에서는 '일본군에 숨어있던 대한민국 독립유공자'로 불린다.

 

무다구치 중장은 보급이나 병참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작전을 세워 부하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합리적 군수지원보다 정신전력을 우선시한 일본군이라지만, 무모하다는 평을 받았다. 급기야 무다구치 중장은 당시 '일본인은 초식동물이라 푸른 숲에 둘러 쌓여 있는 곳에서 식량부족이란 있을 수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

 

1944년 3월 임팔전투에서 그 휘하의 제15군은 빈약한 군수와 병참으로 인도공략에 나섰다. 이 작전에서 8만 5000여 명의 병력 중 5만 명이 질병과 굶주림으로 사망했다. 그 공로인지 모르겠지만 무다구치 중장은 일본군 수뇌부 중에 상당히 가벼운 전쟁범죄 처벌을 받았다.

 

그는 2년의 형기를 마치고 1948년 3월에 만기 석방됐다. 석방 이후 부하들의 죽음에 대해 그는 "부하의 무능때문에 임팔 작전이 실패했다"는 변명만 늘어놓았다. 대한민국 국군 수뇌부들은 정말 무다구치를 쏙 닮았다. 해외파병 부대에 대한 백신이라는 군수지원도 부실했고, 그 이후에도 '군사외교력 드립(임기응변)'을 펼치며 자기애를 보여줬으니 말이다.

 

여당 의원도 여기에 한몫했다. 하루 전인 19일 더불어 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채널A '김진의 돌직구 쇼'에 출연해, "청해부대가 현지에서 접종하려는 노력을 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무다구치 중장이 주장했던 '현지조달 군수지원'과 같은 개념 아닌가. 청해부대의 정박지 중 다수는 대한민국보다 가난한 국가들인데, 현지 병원을 약탈이라도 했어야 했을까. 조 의원은 뒤늦게 "현지 공관, 국제기구와 협의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을 했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그렇지만, 청해부대 방역의 문제를 현지 장병들의 책임으로 떠밀려 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었다.

 

국방부는 22일 청해부대에 대한 작전지휘와 부대 관리 책임을 맡는 합동참모본부와 해군 작전사령부, 해군본부, 국군의무사령부, 국방부 관련 부서 등을 대상으로 감사를 착수했다.

 

갑자기 2010년 천안함 사건과 2014년 남수단 탄약부족 사건이 떠오른다. 명령에 따른 초계활동 중인 천안함은 대잠전력이 없는 군함이었기에 북한군의 어뢰에 피격돼 침몰했다. 당시 군수뇌부는 천안함 장병을 패잔병 취급했다. 2014년 남수단 파병 한빛부대는 탄약부족에 봉착했다, 현지 실정을 파악 못한 군수뇌의 잘못임에도 화살은 현지 지휘관을 향했다.

 

야전의 부하들을 사랑하지 않는 군수뇌부, 근시안에서 벗어나 정신 좀 차리길 바란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