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계가 이번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의 향후 방향을 결정하는 최대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에 이어 한국지엠이 이번 주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국내 완성차 맏형인 현대차가 가장 먼저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를 이끌어 낸 만큼 국내 자동차 업계의 향후 임단협의 방향도 결정지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다만 완성차 5개사별로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은 문제다. 특히 현대차와 한국지엠이 잠정합의를 이끌었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조합원 투표 앞둔 현대차·한국지엠 '같지만 다른 느낌'
두 회사의 잠정 합의안을 살펴보면 격차가 큰 건 사실이다. 현대차의 잠정합의의 경우 기본급 7만5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200%+350만 원, 품질향상 및 재해예방 격려금 230만 원, 자사 주식 5주, 주간 연속 2교대 20만 포인트(20만 원 상당), 재래시장 상품권 10만원 지급 등을 포함하고 있다.
현금분 1380만 원에 100만 원 상당의 자사주와 상품권 등을 더하면 1500만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현대차 노조의 핵심 요구안 중 하나였던 정년 연장과 해고자 복직 등이 수용되지 않았지만, 적지 않은 금액임은 확실하다.
반면 한국지엠 노조는 3만원의 기본급 인상과 일시 격려금 450만 원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한국지엠 노조가 요구한 기본급 9만9000원 정액 인상과 1000만원 이상의 일시금 지급에 비하면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는 잠정합의안이다.
기아 노조 또한 현대차 노사가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사측에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이미 쟁의권을 확보하고 있던 한국지엠 노조는 두 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노조 측이 제시한 정년 연장 역시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다. 외투기업인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의 경우 한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현대차·기아차와는 다른 상황에 있기 때문에, 정년 연장이나 미래협약 체결은 쉽지 않은 상황임을 인지해야 된다. 현대차마저 노조가 정년 연장과 해고자 복직 등 인사·경영권에 대해 강력히 주장했으나 사측의 '수용불가' 원칙에 따라 잠정합의안에서는 최종 제외됐다.
◆2분기 최대 매출 vs적자 5조
국내 완성차 업계 중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현대차와 한국지엠만 놓고 봤을 때 이 두 회사의 재무 상황은 확연히 다르다. 현대차는 반도체 수급난에도 2분기에 사상처음으로 분기매출 30조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시장 판매가 크게 늘어난 데다 고급브랜드인 제네시스와 SUV 등 고급모델의 판매가 증가한 덕분이다. 현대차의 2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8.7% 증가한 30조3천261억원이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역시 1조8천86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9.5% 증가했다. 2014년 2분기에 기록한 2조872억원 이후 최고 기록이다. 물론 올 하반기 자동차 반도체와 계절적 영향으로 3분기 실적도 상승세를 이어갈지는 의문이다.
반면 한국지엠은 아직 100% 정상화의 단계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2018년 경영 정상화 계획을 수립한 한국GM은 이후 지속적으로 투자 계획을 이행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 19와 올해 차량용 반도체 칩 수급 차질에 따른 감산으로 인해 많은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지난해 신차 출시를 통해 경영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다졌으나, 코로나19사태가 발생하며 3169억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4년 이후 7년 연속 적자가 이어졌으며, 누적 적자금액만 5조원을 훌쩍 넘긴 상황이다.
◆기아·르노삼성 등 대승적 노사 화합으로 미래 기약해야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의 선택이 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상 현대차의 노사 협상 결과가 타 사 교섭 진행 방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쳐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품사 대표들은 노조가 현대차의 사례를 기준으로 삼고 있어, 혹 파업의 빌미가 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전언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현대차가 가장 빨리 잠정합의에 다다른 것은 코로나19와 반도체 수급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노사가 협력한 것으로, 3년 연속 무분규 잠정 합의라는 좋은 선례를 만들어냈다. 한국지엠 또한 1차례의 부분파업은 있었지만 현대차에 연이어 잠정합의에 도달했다.
반면 기아와 르노삼성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기아의 경우 노사가 각종 쟁점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르노삼성도 지난 22일 석 달 만에 10차 본교섭을 재개했지만 임장차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승적 노사 합의가 여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분기 매출 기록을 세운 현대차조차 빠르게 잠정 합의를 이뤘을 만큼, 여러 악재로 현재 업계는 작은 충격에도 휘청거릴 정도로 살얼음판 위에 서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자동차 반도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사간 갈등이 지속된다면 미래 경쟁력은 불투명하다"며 "특히 외국인 투자 자동차 기업인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등은 파업으로 수출 물량(트레일블레이저, XM3 등)을 확보하지 못하면 경영 정상화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한국지엠은 26일부터 이틀간 3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를 이끌어낸 현대차는 오는 27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