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이하 육대전)'은 26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이 국군 전사자 발굴 결과를 비윤리적으로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유단의 비정상적 구조와 굴곡된 성과 실적주의가 일선 육군 부대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육대전은 페이스북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유단, 이름 모를 유해에 타인 유물 뿌려 국군 전사자로 조작'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국유단과 국유단의 통제를 받는 일선부대 발굴팀장들이 유해와 유물발굴을 조작하는 등의 비윤리적인 행태를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유해와 유물 조작, 성과 부풀리기 의혹
육대전은 복수의 국유단 전역자와 유해발굴에 동원된 제보자들의 증언을 공개했다. 익명의 제보자는 "강원도 전방 육군 A사단에서는 유해 발굴 현장에선 아무데나 호미질만 해도 M1소총 탄피 같은 아군 유품이 쉽게 발견된다"면서 "여기저기서 유물을 채취했다가 유해가 발굴되면 그 근처에 흩뿌려 마치 국군 전사자 유해처럼 속이는 거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번은 발굴한 유해에 아군 유품을 뿌렸다가 조금 더 땅을 파보니 염이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해 전사자 판정을 중단한 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충청지역 방위사단 책임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사건의 제보자는 "육군 모 부대 지역에서는 금산에서 채취한 유품을 챙겨놨다가 경북 칠곡 유해 발굴 현장에 뿌려 처리하기도 했다"며 "확실히 목격한 것만 말씀드리는 것이고, 이러한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육대전측은 "제보자는 '군단이나 사단 소속 발굴팀장의 소행이고 국방부도 알면서 묵인했다'고 주장했다"면서 "이 일이 드러나면 다들 몰랐다고 하겠지만 절대 모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육대전의 이번 폭로에 답을 해야하는 국방부는 현재까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국유단은 2급 고위 군무원이 지휘하는 국방부 직할 부대다. 현재 국유단장과 발굴과 조사를 담당하는 처장은 중국군 유해 송환과 관련된 한·중 국장급 실무회의 참석해 있는 상황이다. 육군 또한 육대전이 주장한 유해발굴 과정의 문제에 대해서 '정보확인 차원의 내부 조사는 가능하지만, 국방부가 해명해야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유단의 갑질 어제 오늘 아냐...일선 부대 부담 커
유해발굴 임무 경험이 있는 예비역 영관급 장교는 "국유단이 육군 등 각군의 일선 부대에 무리한 요구를 해 온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면서 "육군의 경우 유해발굴과 관련해 군단급 부대에 한시적 직책인 영관급 장교 1명과, 상시직 부사관 발굴팀장 1명이 편성되는게 전부다. 사단의 경우 비편제 보직으로 부사관 발굴 팀장을 1명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예비역 장교는 "국유단은 유해발굴 성과실적을 정리해 일선부대에 성적을 매기는데, 무리한 요구 상황이 많았다"며 "예를 들어 해당 부대 지휘관의 현장을 방문 횟수를 점수에 반영하거나 유해 10구를 발견하면 결정적 요소로 인정해 주는 등 경쟁을 유발했다"고 덧붙였다.
일선 지휘관들은 이러한 국유단의 갑질로 부대운영이 어렵다는 반응이다. 익명의 지휘관은 "군단급에서는 예하 사단 또는 여단에 통상 3~4개의 유해발굴 지원 대대를 선정하는데, 매주마다 100~120여명의 중대급 부대가 모든 업무를 내려 놓아야 한다"면서 "지휘관의 주요 평가요소인 상급부대 훈련과 부대훈련, 진지공사, 교육훈련에 지장이 발생하는데 국유단은 계획 일정에 맞추라는 요구를 보내온다"고 말했다.
수도군단 예하의 부대 등 지역방위 사단의 경우는 1개 대대 병력이 50여명에 불과해 부대경계에 필요한 최소한의 병력을 제외하고 전 병력이 투입되야 하고 인접 대대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인접 대대 간 주둔지가 멀리 떨어진 경우 주둔지를 장시간 떠나야 하기 때문에 사고의 우려도 높다.
병력지원을 해주더라도 유해발굴의 성과는 국방부 직할인 국유단이 독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발굴과정에서 유해와 유물이 발견되면 일선 부대에는 조사권이 없어 현장에서 물러서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일선 부대의 일부 발굴팀장이 비윤리적 비행을 저지르는 것은 국유단이 장교에 비해 인사,표창 등에서 소외되는 부사관들의 심리적 약점을 악용했을 것이라는 군 내부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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