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 여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다시 광폭 투자에 나서 글로벌 시장 '샌드위치' 신세를 벗어날 수 있을지 기대를 드러내는 분위기다.
특히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해 국내 반도체 산업 위기를 해소해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높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반도체특위 위원장은 지난 7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의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언급하며 삼성과 이 부회장 역할론을 강조한 바 있다.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 부회장 역시 이 부회장 부재로 의사결정 동력이 약해졌다고 사면 필요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시장 경쟁이 격화하면서 샌드위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여있다. 대만 TSMC가 1000억달러 투자와 미국 현지 생산 공장 5개 추가 건설, 인텔도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하며 글로벌 파운드리(GF) 인수까지 노리는 상황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여전히 미국 현지 공장 증설 조차 결정하지 못한 상태, 100조원 이상 '실탄'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분위기를 역전할 대규모 M&A도 정체됐다. 코로나19 이후 올해에는 대대적인 투자와 사업 재편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이 부회장 부재로 빠른 결정이 어려웠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여론도 이 부회장 경영 복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수개월간 진행된 여론조사에 이 부회장 가석방이나 특별 사면에 찬성하는 국민들이 70%를 훌쩍 넘었다. 외신들도 국내에 반기업 정서가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이 부회장이 이미 충분히 대가를 치렀고 경제적으로도 꼭 필요하다는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문제는 특별 사면이 아닌 가석방이라는 점이다. 가석방은 형기가 끝나는 내년 7월까지는 해외 출입국이 제약이 따른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해외에서 할 일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당장 스마트폰 판매량이 중국 샤오미에도 뒤쳐진 데다가, 네트워크장비 부문에서도 여전히 화웨이 영향력을 이기지 못하는 분위기다. 대규모 M&A와 미국 등 현지 증설도 이 부회장이 해외 출장을 통해 풀어야할 사안이라는 평가다.
재계 인사들도 거들었다. 손경식 경총회장은 이 부회장이 직접 외국 고위 의사 결정권자들을 만나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며 긍정적인 검토를 부탁했고,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회장 역시 지난 5월 이 부회장 사면이 양국 최선의 경제적 이익에 부합한다고 의견을 냈다.
다만 특별 사면은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아직 여당 내에서도 사면을 반대하는 분위기가 남아있는데다가, 문재인 대통령도 정치적 부담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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