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개발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임상 3상에 진입한다. 국내 회사가 개발하는 백신이 임상 마지막 단계인 3상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부터는 국산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내 개발 백신 임상 3상 첫 진입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0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임상1/2상 중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GBP510'의 임상3상 시험계획(IND)을 최종 승인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최종 임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GBP510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항원 단백질을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재조합 백신'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번 임상3상은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을 대조 백신으로 하는 비교임상 방식으로 진행된다.
코로나19 백신의 비교 임상은 세계 두번째로, 지난 4월 프랑스 발네바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AZ 백신을 대조군으로 하는 비교임상 3상을 승인받아 영국에서 임상을 시작한 바 있다.
이번 임상은 18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된다. 전체 시험대상자는 총 3990명이며 시험백신은 3000명, 대조백신은 990명에게 0.5㎖씩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게 되고,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평가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허가받은) 코로나19 재조합 백신이 없는 상황을 고려해 바이러스벡터 방식인 AZ백신을 선정했다"며 "중화항체가의 우월성·혈청반응률의 비열등성을 확인하는 것으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3상 임상시험은 국내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동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식약처와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 80명을 대상으로 투여한 임상1·2상 결과, 면역증강제를 함께 투여한 투약군 전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형성돼 중화항체 형성률 100%를 보였다.
또 중화항체 유도 수준도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청 패널보다 5~8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중대한 이상반응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전례없는 지원의 '초국가 임상'
특히 이번 임상3상은 전례 없는 글로벌 협력체의 지원 아래 이루어져 눈길을 끈다.
GBP510은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이 최초로 지정한 차세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다. GBP510의 개발 비용은 국제민간기구인 빌&멜린다게이츠재단과 CEPI가 지원한다. 이제까지 총 2억1370만 달러(약 2450억원)의 지원이 이루어졌고, 이 중 1억7300만 달러가 임상3상에 활용된다.
글로벌 제약사 GSK도 협력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SK의 팬데믹 면역증강제 기술을 결합, 임상3상을 진행한다. GSK의 면역증강제 기술은 스파이크 단백질 항원을 광범위하게 자극해 더욱 뚜렷한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글로벌 임상에는 국제백신연구소(IVI)가 함께 한다. IVI는 유럽, 동남아 등에서 GBP510의 다국가 임상3상을 수행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를 바탕으로 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과 각 국가별 긴급사용허가 준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에선 고려대 구로병원 등 14개 임상기관이 참여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IVI는 최근 다국가 임상3상 공동분석을 위한 협약도 체결해 임상 결과 분석과 허가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변이주 항원을 활용한 임상도 연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BP510 개발이 완료되면 백신 플랫폼으로 확보해 어떤 변이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GBP510은 CEPI의 'Wave2'(차세대 코로나19 백신) 프로젝트의 최초 대상으로 선정돼, 상용화되면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수억회 물량이 저개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공급될 예정이다.
GBP510은 2∼8도의 냉장 조건에서 장기보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저개발국에서도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무엇보다 백신 주권을 확보하는 만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수급 상황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범정부지원위원회, 복지부, 식약처, 질병청 등 국내 보건당국과 글로벌 기구들의 긴밀한 협조 아래 현재에 올 수 있었다"며 "안전성과 효과성이 담보된 백신을 신속하게 개발해 코로나 이전의 일상을 되찾기 위한 전세계의 노력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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