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기자와 현역 군인들에게 불법사찰과 인신공격을 조직적으로 한 정황이 포착됐다. 육군본부 공보정훈실 사무관과 군단 공보정훈 참모가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보여진다. 본지는 16일 이와 관련해 질의를 했으나, 육군은 "칼을 함부로 쓰지마"라며 본지의 취재에 위협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건은 육군이 지난 14일 76주년 광복절을 맞이해 '대한민국 독립의 불꽃 한국 광복군'이란 제목의 광복절 홍보물을 육군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본지가 이와 관련해 육군의 보도자료에 '담요'가 아닌 일본식 한자어 '모포'를 사용한 것부터 고쳐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올리자, 육군본부 공보정훈실 소속 A 사무관은 댓글로 "XXX님 현역 때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라는 엉뚱한 답변을 올렸다. 본지가 "용어 문제에 뜬금 없이 현역 때 어땠냐?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반문하자 그는 응답을 보이지 않았다.
이것으로 일단락 된 것으로 보였지만, A 사무관은 본지 기자의 페이스북 개인 계정에 지인으로 한정해 비공개로 올린 글을 캡쳐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체공개로 여과없이 공개했다. 언론을 담당하는 육군 공보정훈실의 사무관이 기자의 페이스북을 불법적으로 사찰한 것이다.
본지는 앞서15일 이를 육군 관계자들에게 강력히 항의했으나 육군은 "기다려 달라"는 짧은 입장만 낼 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그 사이 A 사무관은 글의 내용을 더욱 노골적으로 수정했고, 최전방 동해안을 담당하는 전방군단의 정훈참모 등이 가세해 민간인의 조롱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본지 기자뿐만 아니라 월간으로 발간되는 군사전문지 기자도 "육군이 추진 중인 '워리어 플랫폼'의 문제를 육군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댓글로 올렸다가 A 사무관으로부터 유사한 일을 겪었다"고 전했다. 익명의 육군간부도 "해당 사무관이 간부 교육기관을 방문해 "장기(복무) 나쁘지 않다. 사회에서 할 것 없으면 여기(육군)에 남는게 좋다"라고 말해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사실 육군이 민간과 소통하겠다면서 개설한 각종 사회관계망과 관련해 잡음이 나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7월 29일 육군은 '인스타그램 팔로워 2만명 돌파행사'를 진행하면서, 북한군과 공산권에서 주로 운용하는 T55/T54와 유사한 형태를 한 전차가 축포를 쏘는 삽화를 사용해 뭇매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항의성 댓글이 달리자, 육군은 언론인임을 밝힌 댓글을 비롯해 다수의 댓글을 삭제해버렸다. 육군의 언론인 불법사찰은 지난해에도 발생했었다. 호남지역방위사단의 사단장이 군인복제령을 위반을 사진을 언론에 제공한 것을 기자가 지인한정으로 비공개 개시하자, 해당부대 공보정훈 참모가 이를 문제 삼아 기자 개인연락처로 항의한 것이다. 해당 사단장은 장군급 장교가 군복에 부착할 수 없는 '병과 표지장'을 전투복에 부착하고 언론 공개용 사진을 찍었다.
A 사무관의 행태에 무심한 반응인 육군에 대해 군 안팎에서는 "민간에 대한 사찰을 감행한 구 일본군이 연상된다", "5공화국의 군사정권의 마인드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처럼 소통할 수 없는 육군" 등 부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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