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8년 만에 홍범도 장군 유해가 한국으로 돌아와 봉환되는 것과 관련, 카자흐스탄 현지 추모 묘역화 사업 등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홍범도 장군이 생전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당한 뒤 고려인 사회에서 구심점 역할로 나선 지도자인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오전 서면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전날(15일) 저녁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가진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식이 끝난 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여천홍범도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민대표로 참여한 조진웅 배우와 가진 대화 내용에 대해 전했다.
대화에서 문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에 대해 "우리에게 매우 의미 있는 귀환"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카자흐스탄의 고령니 사회가 홍범도 장군 유해를 떠나보내서 섭섭해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년대부터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에 대해 카자흐스탄 측과 논의됐지만, 현지 고려인(러시아, 중앙아시아 지역에 거주한 한인 동포)사회 및 북한 반대가 있었던 상황을 고려한 발언이다.
당시 고려인 사회에서는 홍범도 장군이 단순한 '독립운동가'가 아닌, 민족 정체성을 지키는 데 있어 구심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지 고려인 사회에서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반대 여론이 컸고, 30여 년이 지난 시점에 돌아오게 됐다.
이에 우원식 이사장은 문 대통령 질문에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이 지도자들을 보내드리게 돼 아주 섭섭해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인원 제한으로, 유해 수습과 추모식에 들어오지 못하고 외곽에서 지켜보는 분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홍범도 장군이) 고려인들로부터 워낙 존경을 받으셨기 때문에 그분들이 섭섭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아쉬움을 달래고 지속적으로 추모의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홍범도 장군) 묘역을 공원화하는 방안 등 후속 작업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홍범도기념사업회 홍보대사로 활동할 예정인 조진웅 배우에게 "국민 중에는 홍범도 장군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는 분들도 간혹 있으니 기념사업회를 중심으로 항일독립운동에 앞장섰던 그분의 생애와 고귀한 뜻을 적극적으로 알리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현지에 특별사절단을 파견한 뒤 유해 수습 과정에 대해서도 물었다. 황기철 보훈처장은 문 대통령 질문에 "전 과정이 순조로웠으며, 유해를 수습해보니 장군의 키가 육척장신이 넘어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유해 봉환은 문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의함으로써 가능했던 일"이라며 "대한민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들어서자 6대의 공군 전투기 엄호 비행을 받았는데, '장군의 귀환을 이렇게 맞아주는 게 바로 국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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