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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아프가니스탄의 몰락, 그 속에 보이는 한국군

탈레반 반군이 외신 등에 공개한 탈레반 반군 모습. 왼쪽은 탈레반 기를 든 탈레반 반군들이 고기동 차량과 첨단 개인전투장비를 갖추고 있는 모습. 오른쪽은 탈레반 반군이 '비군사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버려진 한국군 구형 전투복을 집단으로 갖춰 입은 모습. 편집=문형철 기자

30만 명으로 추산되는 아프가니스탄 병력이 고작 8만명의 이슬람 반군 탈레반에게 무너지면서 15일(현지 시간)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점령됐다. 미국은 '911테러'가 발생한 2001년부터 20년간 약1200조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탈레반을 눌러왔지만 베트남전쟁처럼 성과없이 발을 빼야했다.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국대사관의 헬기 탈출 모습도 1974년 당시 남베트남의 수도 사이공(현 호지민)에서 탈출을 연상시킬 정도로 닮아 있다. 미군이 빠지자 파죽시세로 사이공을 함락시킨 월맹(현 베트남)군의 모습이 겹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재장악을 보고 한국군의 모습이 보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생존을 위한 철학없이 외형만 유지한 아프간軍

 

베트남 전쟁 당시, 남베트남의 패망은 사회지도층의 부패와 군의 약병화 현상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외세를 몰아내 자주적인 국가를 세우겠다는 월맹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비해 무장과 국력 등을 비교하면 열세였지만, 사회지도층과 군은 확고하게 자신들에게 최적화된 생존법과 민중의 지지를 얻어냈다.

 

서류상 30만명인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은 미군으로부터 지원받은 최신 개인전투장비를 비롯해 고기동 차량까지 갖추고 있었지만, 싸울 의지가 부족했다는게 복수의 현지 정보통의 전언이다.

 

17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파병 경력을 가진 전직 미군 장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아프가니스탄 정규군이 약체는 아니었지만, 전반적으로 싸울 줄 모르는 회사원과 같은 존재들이 많았다"면서 "미군의 군사고문들이 정성껏 훈련을 지도해도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단지 매일의 급여와 조직의 유지에 급급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조 바이던 미국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지시에 따라 최종적 철수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카불은 탈레반의 수중에 떨어졌다. 탈레반이 공개한 일부 사진은 충격적이다. 우리가 반군을 연상하는 이미지와는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그들은 수려한 전투복과 개인 야간감시장비를 갖췄고, 반군의 상징이라 불리는 AK소총 대신 미국과 그 동맹국의 대표적인 개인화기인 AR계열의 소총을 들고 있었다. 심지어 그들이 휴대한 AR계열 소총에는 한국 육군도 장착하지 못한 고가의 조준경과 확대경이 부착돼 있었다. 이는 탈레반 반군이 한국군보다 첨단 개인전투장비를 능숙히 사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탈레반이 공개한 또 다른 사진에는 '한국군 군복'을 단체로 착용하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이들은 한국군에서는 위험하다고 자제하는 사격과 기동훈련 등을 보이기도 했다. 정규군임에도 '비전투인명손실'이라는 이유로 훈련다운 훈련을 하지 못하는 한국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보이는 이유다,

 

◆한국군, 아프카니스탄군과 다르지만 경각심 필요

 

그렇다면, 한국군이 아프가니스탄군처럼 전투에서 꼬리를 내리고 미군에게 공여받은 장비를 적군에 팔아넘길 정도로 엉망일까. 복수의 군사전문가는 한국군의 수준이 그렇게 엉망으로 치닫지는 않았지만 경각심은 필요하다고 말한다.

 

미군과 함께 분쟁지역을 취재한 군사전문기자이자 전술교관인 태상호 기자는 아프가니스탄 정규군과 한국군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한국군이 경각심을 가질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태 기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 정규군은 국방군의 테두리에 있었지만 사실상 모래알과 같은 각기 다른 부족을 묶어둔 조직이었다"면서 "한국군이 아프가니스탄 정규군처럼 모래알의 조직은 아니지만, 미군으로부터 지원받은 첨단장비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한 훈련과 장기적인 계획이 부족하다는 것은 한국군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사전문지 월간 플래툰의 홍희범 편집장은 "잘 훈련된 군대는 불리한 판세 속에서도 '패닉'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면서 "미군의 영향으로 전투장비 등은 현대화를 이룬 한국군이지만, 한국군 수뇌부가 생각하는 만큼 와해되지 않고 잘 버텨줄 지는 좀 의문"이라고 말했다.

 

홍 편집장은 "아프가니스탄군의 장비는 한국군의 장비보다 좋은 장비도 많았지만, 제대로 활용을 못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아프간정규군과 탈레반 반군의 규모도 차이가 있다. 급격히 바뀌는 정세에 따라 정규군에서 이탈과 탈레반으로의 흡수 등도 짚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한국군이 추진하는 개인전투장비 현대화인 워리어플랫폼과 이들 장비를 바탕으로 실전에서 패닉에 빠지지 않도록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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