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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M-커버스토리] "3년이 미래를 좌우한다" 삼성도 카운트다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손진영기자 son@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된지 열흘여, 삼성은 240조원이라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반도체는 물론이고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와 통신 장비 등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담았다.

 

삼성은 이번 투자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전략 산업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국내 산업 구조 개편에 앞장서 미래 먹거리를 육성하고 사회적 역할을 다하며 삼성과 대한민국 도약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네덜란드 ASML을 방문한 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

◆ 3년이 미래를 좌우하는 이유

 

삼성은 이를 위해 3년이라는 시간을 특히 강조했다. 향후 3년간 새로운 미래 질서가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한국 경제와 사회가 당면할 변화에서 삼성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년간 투자 금액보다 60조원이나 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 후에도 두문불출하고 고민한 결과다. 지난 13일 출소한 이 부회장은 바로 서초 사옥을 찾아 주요 경영진을 만나 회의를 열며 일정을 시작했고, 이후에도 주요 경영진들과 만남을 지속하면서 대응 방안을 고민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 전날에는 아예 하루 종일 현장을 살피며 직전까지 고민을 멈추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삼성은 앞으로 3년을 중요하게 생각한 가장 큰 이유로 '포스트 코로나'를 들었다. 백신 중요성이 부각되고 고령화 추세도 심화하면서 바이오와 제약 산업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산업으로 자리잡았다며 글로벌 산업 구조 재편 및 새로운 먹거리 육성을 약속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정부는 국가별 의료 인프라와 백신 등 신약 개발 역량을 다시금 주목하기 시작했다. 주기적으로 창궐하는 감염병에 얼마나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냐에 따라 사회 안정은 물론 경제적인 긍정 효과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가속화도 앞으로 3년에 미래가 달려있는 요인이다. 최근 들어 인공지능(AI)과 5G 등 첨단 기술이 급격하게 혁신하면서 산업간 융합 속도가 더욱 빨라졌고, 반도체 쇼티지가 IT 뿐 아니라 자동차 등 제조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치는 등 경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별로 반도체를 비롯한 미래 산업을 향한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이에 따른 글로벌 밸류 체인 재편도 삼성을 조급하게 했다. 국가별 경쟁 심화에 미중무역분쟁을 비롯한 경제 블록화가 더욱 심해지는 상황,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자칫 경쟁에서 뒤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사회적인 변화 역시 앞으로 3년을 좌우할 요소로 꼽힌다. 양극화가 더욱 심화하는 한편, 평등과 공정을 지향하는 사회 분위기와 ESG 경영 보편화 등으로 기업의 역할은 더 빠르고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TSMC 팹 /TSMC

◆ 삼성빼고 이미 카운트다운

 

일각에서는 삼성이 이미 늦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지난해까지 이전 3년 투자 계획을 끝낸 시점에서, 올 초에는 새로운 계획을 발표하고 투자를 시작했어야 한다는 것. 이 부회장이 수감되면서 발표도 지연됐고, 이제서야 최종 검토를 끝내고 발표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은 일찌감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새로운 계획에 착수한 상태다. 삼성과 마찬가지로 우선 3년 안으로 단기 목표를 설정하고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함과 동시에 미래 먹거리까지 더욱 공고히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회사는 단연 대만 TSMC다.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는 올해부터 3년간 한화로 110조원에 해당하는 돈을 들여 대만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 최첨단 팹 및 R&D 센터를 증설하기로 결정하고 이미 각지에 땅을 파고 있다.

 

인텔도 가세했다. 인텔은 올 초 파운드리 사업에 새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후, 향후 3년 안에 TSMC와 삼성전자 기술력을 따라잡겠다는 기술 로드맵까지 제시했다. 새로운 팹도 바쁘게 건설 중으로, 삼성전자 계획을 뛰어넘는 기술 개발까지 발표했다. 글로벌 파운드리(GF)를 인수한다는 소문도 신빙성이 높은 상황이다.

 

TSMC와 인텔의 대대적인 투자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육성 전략 의지이기도 하다. 미국은 최근 반도체 쇼티지로 주요 산업 전체가 멈추는 일을 겪은 직후, 반도체 산업 육성 지원에 500억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웨이퍼를 들어보이면서까지 반도체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인텔이 지리공간분석 클라우드 플랫폼 '인텔 지오스페이셜'(Intel Geospatial)을 출시했다. 사진은 인텔 캘리포니아 사옥. / 연합뉴스 제공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에 진입하기 전부터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이유도 미국 정부와 현지 기업들의 든든한 지원 때문이다. 인텔은 이미 아마존과 퀄컴에 수주를 따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생산 프로그램에까지 참여하면서 지원설은 기정 사실화 됐다.

 

TSMC는 미국과 대만간 동맹을 더욱 공고히하는 '오작교' 역할까지 맡았다. 미국 반도체 육성 전략에 적극 동참하며 미국과 대만 정부간 동맹을 공고히하며 양국의 지원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유럽도 나섰다. 2030년까지 전세계 반도체 생산 점유율 20%를 목표로 제시하고 반도체 거점 유치에 돌입한 것. TSMC가 이를 겨냥해 독일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짓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일본도 다시 반도체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도쿄 일렉트론(TEL) 등 장비와 소재 업체들이 차세대 공정을 겨냥한 기술 개발에 돌입한 가운데, TSMC가 일본에 새 공장을 짓기로 하고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키옥시아 인수를 타진하는 등 일본 거점 중요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1a D램에 EUV 공정을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 '초격차'도 위기

 

삼성은 이번 투자 계획에서 메모리 분야 기술 절대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선단공정 조기 개발과 선제적인 투자, 원가 경쟁력 격차 확대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부문 투자 확대도 강조한 것은 이례적, 메모리 시장 역시 코로나19 이후 경쟁이 치열해졌음을 방증한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올해 차세대 메모리 양산 경쟁에서 뒤쳐졌다. 미국 마이크론이 4세대 10나노(1a) D램과 176단 낸드플래시를 한발 먼저 양산하겠다고 나서면서다. SK하이닉스까지도 하반기 1a D램 양산을 발표했지만, 삼성만은 여전히 별다른 소식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술력으로 뒤쳐졌다는 우려에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단순히 선단 공정을 미세화하는 것이 제품 성능을 좌우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낸드는 V낸드에 처음으로 더블스택을 시도하는 만큼, 셀을 쌓는 기술에서 분명한 우위에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종전까지는 말보다 기술로 우위를 증명해왔던 만큼, 경쟁사들과 격차는 훨씬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예전에는 곧바로 더 차세대 제품을 발표하며 초격차를 입증했지만, 이제는 그럴만한 역량이 없다는 얘기다.

 

이 부회장이 육성한 통신 장비 사업도 주춤했다. 5G 세계 최초 상용화 성과를 앞세워 글로벌 수주 행진을 벌이긴 했지만, 결국 치열한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올 들어서는 잇딴 수주 실패 수렁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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