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는 국가방위라는 임무를 앞에 두고 새로운 문제에 항상 봉착한다. 봉착점을 넘기 위해선 정치인들의 문민통제가 합리적이어야 하고 문민통제가 올바르게 발휘되도록 군의 수뇌부가 줏대를 가지고 바른 충언을 해야 한다. 문민통제와 군의 수뇌부가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면 군대는 어설픈 실험실의 표본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최근 군대 내 '노마스크 시범적용'이 시끄럽다. '민간보더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통제를 받아 온 군인들의 피로감을 풀기위해 필요하다'는 의견과 '군인을 상대로 생체실험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양쪽 모두 일리가 있는 주장이기에 쉽게 결론 지을 수 없다.
군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이미 94%에 육박한다. 한국에서 이만큼 높은 집단 접종을 한 조직은 없다. 때문에, 마스크를 벗고 군을 정상적으로 유연하게 운영하자는 이야기는 설득력이 있다. 그렇지만, 노마스크 시범적용이 일관적이지 않았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지난 26일 끝난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은 예년보다 12분의1 수준으로 규모가 줄어들었다. 훈련에 앞서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예방을 이유로 파견인원을 대폭 줄였다.
그 무렵에 한국군의 코로나19 백신접종률은 90%에 가까웠고, 미리 편성된 인원들은 2주간 격리도 수차례 거쳤던 상황이다, '그 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라는 식의 논리라면 우리는 경계를 해야 한다.
더욱이 야당이 공개한국방부 내부 문건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라고 명기돼 있다. 집단방역의 가능성과 위험성을 군 부대를 통해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때문에 취지의 순수성과 일관성에 의혹이 생긴다.
27일 육군은 부사관 임관식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장교과정의 임관식 홍보에 비해 항상 뒷전으로 놓이던 부사관 임관식을 크게 홍보했다는 점에서는 매우 반길 일이다. 그렇다고 빙크빛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군내 여성간부 증가로 성관련 범죄를 감소시켜 양성평등에 다가갈 것이라고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말이다.
이날 임관한 21-1기 하사 487명 중 여군은 402명으로, 전체의 82.5%였다. 단일 임관식에서 여군 규모로는 가장 컸다.그런데 군내 성범죄 발생은 여성의 비율이 높고 낮고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고질적인 군대문화의 개선이 해결책이다.
과도하게 지휘책임을 묻거나 여성을 전우와 동료가 아닌 '타자집단'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환경이 사라지지 않는한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여성군인과 남성군인은 신체적 차이가 존재한다. 차이는 인정돼야 하지만, 군인으로서의 최저한의 체력은 여성군인에게도 요구돼야 한다. 많은 여성을 군에 입대시키기 위해 우리 군은 여성에게 최저선도 무너트린 완화된 신체조건을 적용해 왔다. 총알과 포탄은 남녀를 구분하지 못한다. 여성을 늘려 군의 양성평등을 이끌겠다는 무모한 시도는 군대 본연의 임무수행력을 퇴화시킬 수 있다. 여성은 예비군의 의무가 없다. 여성간부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은 숙련된 예비군의 자원의 감소를 의미하기도 한다.
코앞의 지지율만 보는 문민통제와 군 본연의 임무와 헌법적 가치수호 보다 '예쓰'만 답하는 군 수뇌부들은 군대를 위험한 실험대 위에 올릴 것이다. 국가의 100년 뒤를 본 군대운용에 눈을 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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