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외식산업경영학을 전공한 대구 출신 청년 기업가 정성휘 대표가 자신의 출신 지역 기반의 투어푸드 전문 기업을 설립했다. 바로 2015년 탄생한 '홍두당'이다.
홍두당의첫 브랜드인 정통 단팥빵 전문 베이커리 '근대골목단팥빵'은 현재 대구를 대표하는 지역 명물로 성장했고, 기업간(B2B) 베이커리 시장에도 진출해 '마켓컬리', '쿠캣마켓' 등 유명 온라인 식품몰과 납품 계약을 체결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정성휘 대표는 대학 시절 틈틈이 미국과 캐나다, 유럽, 일본 등을 여행하며 선진국의 외식산업 현장을 살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국내 외식산업 중 특히 음식관광 분야가 해외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낙후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됐다.
특히, 그의 고향 대구가 내국인에게조차 관광지로 외면 받고 있는 것은 물론, 국민 대다수가 '대구 음식은 맛이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은 외식산업을 전공한 그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정 대표는 "해외의 경우,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여행과 관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마련이고, 이 과정에서 투어푸드(Tour Food)는 지역의 맛있는 음식을 넘어 관광자원으로서 중추적인 기능을 수행한다"며 "대구의 색과 향이 담긴 먹거리를 개발해 대구의 핵심 관광자원으로 키워보고 싶다는 열망이 싹트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2012년 대학을 졸업하고 귀국길에 오른 정 대표는 곧장 외식 창업에 뛰어들었다. 아이템으로는 부산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인 씨앗호떡과 부산어묵을 택했다. 대구 대표 먹거리를 키우기에 앞서 검증된 지역 명물 먹거리로 먼저 승부를 걸어볼 요량이었다. 부산 남포역 노점상에서 일하며 씨앗호떡 노하우를 익혔고, 마침내 첫 먹거리 브랜드 '호오탕탕'을 론칭할 수 있었다.
호오탕탕은 매장을 10여 개까지 늘리며 순항했지만, 갑자기 암초를 만나고 말았다. 메르스 사태와 세월호 참사로 인해 크게 하락해버린 소비심리를 20대 초보 외식 사업가가 이겨내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정 대표는 결국 2년여 만에 사업을 접고 고향 대구로 돌아왔다. 그럼에도 투어푸드에 대한 열망을 쉽게 접을 순 없었다.
정 대표는 "대구에서 부모님이 하시던 카페 일을 돕던 중 겨울 메뉴로 개발한 단팥빵이 좋은 반응을 받았다"며, "빵은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으면서도 '빵지순례족'이 생길 정도로 마니아층이 강한 메뉴라고 생각해 이를 활용한 지역 명물 먹거리를 만들어 보자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단팥빵의 가능성을 확인한 정 대표는 기획을 거듭한 끝에 2015년 '근대골목단팥빵'을 론칭했다. 브랜드명은 대구의 옛 도심 지역으로 지역의 근대사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근대골목'에서 따왔다. 당시 지역자치단체가 문화관광 사업으로 근대골목을 관광지화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근대골목단팥빵을 대구의 새로운 관광지인 근대골목을 상징하는 명물 음식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시대를 굽고 문화를 빚는다'는 브랜드 슬로건 아래 전통 방식으로 만든 옛날식 단팥빵과 이를 모던하게 재해석한 다양한 빵들은 지역 주민과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았지만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할만한 빵집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대구 3대 빵집'에 이름을 올리며 단숨에 지역 명물 먹거리이자 '빵지순례 명가'로 자리매김했다.
정 대표는 "지역의 이야기가 담긴 스토리텔링형 브랜드이면서, 계절이나 유행을 타지 않는 대중적인 음식이라는 점이 통했다고 본다"며 "가맹사업 등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지 않고 내실을 다지며 경기불황 등 돌발변수에 대비한 점도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홍두당의 다음 목표는 근대골목단팥빵을 지역과 상생하는 먹거리 관광자원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 1월 근대골목 중심가에 신사옥 '홍두당빌딩'을 준공하고, 지난달에는 근대골목단팥빵 본점을 신사옥 1층으로 확장 이전했다. 홍두당빌딩과 근대골목단팥빵 본점을 대전의 명물 성심당 사옥 및 본점과 같은 외식관광 1번지로 성장시켜 지역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다.
홍두당은 지난 18일 대구약령시협동조합과 동반성장을 위한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하며 지역 상생 발전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이번 협약에 따라 홍두당은 대구약령시협동조합의 우수 한약재를 활용한 신메뉴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한 문화관광상품 발전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우선적으로는 대구를 대표하는 지역 축제 중 하나인 '대구약령시한방문화축제'의 성공적인 개최 및 진행을 위해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
정성휘 대표는 "대구의 중심에 대전의 성심당, 군산의 이성당과 같은 멋진 외식관광지를 만들어 지역사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며 "홍두당은 앞으로 지역 상생 발전과 관련된 다양한 과업을 수행하는 젊고 건강한 향토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