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조선사 현대중공업이 9월 중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 현대중공업은 기관투자자 청약 경쟁률이 역대 2위를 기록하는 등 하반기 대어급 기업공개(IPO) 회사다. 하지만 전통산업 이미지와 실적, 소송 등이 투자 리스크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3일까지 진행된 국내·외 기관 대상 수요 예측에서 현대중공업은 희망가 밴드 최상단인 6만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기관투자자 1633곳이 참여해 총 주문금액이 1130조원에 달했다. 또 최단 15일에서 최장 6개월인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 확약 신청 수량도 총 신청 수량 대비 53.1%에 달한다.
경쟁률은 1836대 1로 지난 8월 상장한 HK이노엔(1871대 1)에 이어 역대 공모기업 중 두번째로 높았다. 코스피 시장에선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1883대 1)를 뛰어 넘는 최고 경쟁률이다.
현대중공업은 8일까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거쳐 16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 공동주관사인 하나금융투자·KB증권, 인수회사인 삼성증권·대신증권·DB금융투자·신영증권을 통해 청약이 가능하다.
◆현대중공업…"동종업계 대비 할증 필요"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적정 주가로 9만원 수준을 제시했다. 확정 공모가 6만원 대비 50% 정도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의 공모가는 비교 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해 산출됐다. 비교 기업으로는 국내 대우조선해양과 중국의 기업 4곳을 꼽았다. 이들 기업의 평균 PBR은 1.12배다. 현대중공업의 공모가 희망밴드 기준 PBR은 0.7~0.9배로 더 낮게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예상보다 보수적으로 몸값을 책정했다고 평가했다. 조선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에 따라 물동량이 급격히 늘었지만 공급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시작한 조선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현대중공업의 몸값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8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PBR은 각각 1.33배, 1.10배"라며 "현대중공업의 공모 PBR 밴드는 0.77~0.87배로 경쟁회사 대비 낮은 가격으로 상장되지만 시가총액·수주잔고(영업가치 평가)의 경우 삼성중공업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중공업은 연료 전환기 엔진 사업을 보유했고, 울산 해양 신재생 프로젝트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며, 수주 호황기 최다 도크를 활용한 생산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동종업계 대비 할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상반기 영업적자·손해배상 소송 등 '리스크'
현대중공업은 전통산업에 기반한 기업이란 점과 실적, 소송이 투자 리스크로 꼽힌다.
최근 전통산업에 기반한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상장한 1차 철강소재 기업인 아주스틸 등이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또 현대중공업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 올해 상반기 394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4800억원이 넘는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현재 해고 무효확인 및 손해배상과 관련해 소송 45건의 피고로 계류 중이다.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인 KOC(Kuwait Oil Company)의 하자 클레임 중재 소송 ▲한국가스공사의 손해배상청구 소송 ▲피고용인 9인의 통상임금청구 소송 등이다.
현대중공업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당사가 패소하는 경우 패소금액에 대한 손실이 예상되며, 현재로서는 그 금액을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하반기를 기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비롯한 고부가 가치 선박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고, 선박 엔진 등 핵심기자재를 자체적으로 생산 및 판매한다는 점에서 경쟁사와 차별화된다"며 "달러화 강세, 선가 상승, 재료비 증가에 대한 충당금 사전 설정 등으로 하반기부터 양호한 이익 증가 추세를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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