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년 독일의 화학자 프리츠 하버는 기체 상태의 질소와 수소를 직접 반응시켜 암모니아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는 공기의 78%를 차지하고 있는 질소로부터 질소 비료가 탄생하는 배경이 되었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오늘날처럼 식량의 획기적인 대량생산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인류는 유사 이래 그 어느 때보다 풍족한 영양학적 삶을 누리고 있다. 19세기 말 농업생산성이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을 때의 세계 인구가 16억명 정도였으나 20세기 들어서 지구상의 인구는 4배나 증가했다. 그동안 농업 생산성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우리나라 역시 보릿고개가 사라진 시기였다.
식물은 잎을 통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로부터 산소와 탄소를 만들고, 뿌리를 통해서 물을 흡수하여 수소를 얻는다. 이를 탄소동화 작용이라 한다. 이밖에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선 식물 생장에 필수적인 영양소인 질소와 인을 비료 형태로 공급해줘야 한다.
식량이 풍부한 부자나라에서 늘어난 식량생산을 가난한 국가에 무한으로 원조하는 자비(?)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부자나라에서 과잉 생산한 잉여곡물은 가축을 비육시키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대량사육으로 값싸진 육류는 목축업이 빈약한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어 육류섭취를 증가시키게 되고 고밀도, 고열량의 영양과잉 상태로 빠지기 쉽다.
◆대사증후군
혈액속으로 흡수된 과잉의 탄수화물과 지방은 세포내에서 이용되기 위하여 경쟁적으로 산화과정을 일으킨다. 이는 심혈관질환,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 소위 대사증후군으로 발전하게 된다.
대사증후군이란 복부비만, 이상지혈증, 고혈압, 고혈당이 함께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1988년 미국의 의사인 리븐 박사는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여러 위험인자들이 함께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해 'X증후군'이라는 병명으로 발표했다.
대표적인 명절음식인 전과 산적 등 식용유를 사용하거나 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과식하게 되면 중성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높아진다. 특히 평소 기름진 음식을 자주 섭취하거나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가 높은 사람의 경우 명절기간 동안 단시간에 중성 지방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인슐린혈증
식후의 에너지 상태와 공복상태에서의 에너지대사 메커니즘은 전혀 다르다. 식후에는 탄수화물이 주 에너지원으로 이용되고 인슐린이 방출되는 반면, 공복상태에서는 성장호르몬이 방출되어 피하에 저장된 지방을 분해함으로써 에너지를 공급받게 된다. 문제는 과다한 열량을 섭취함으로써 공복상태에서도 소화관에서 지속적으로 고열량인 지방에너지가 공급된다는 점이다.
물과 기름은 섞이지 않는다. 지방은 물이 주성분인 혈액 속에서 녹지 않기 때문에 수용성단백질과 결합하여 혈관내를 이동할 수 있다. 즉, 식후에 음식으로 섭취된 중성지방은 췌장의 지방분해효소에 의해 지방산과 글리세롤로 분해되고 소화관세포에 의해 흡수된다.
고열량의 음식을 과식하게 되면 식후뿐 아니라 공복상태에서도 소화관에서 지방에너지를 계속 공급하게된다. 즉, 지방 공급이 많아지면 세포들은 에너지 효율이 높기 때문에 지방의 산화를 선호하고 혈액 속의 포도당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혈당과 인슐린이 상승하게된다.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지면 혈액은 끈적거리게 되고 흐름이 느려져 말초신경의 세포가 위협을 느껴 인슐린을 더욱 많이 방출한다. 인슐린은 세포의 문을 두드려 포도당이 세포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역할을 한다.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니까 문을 두드리는 인슐린을 계속 만들어서 신호를 주어 고인슐린혈증이 된다. 과잉생산되던 췌장세포는 결국 제 기능을 상실하고 인슐린을 생성할 수 없게된다. 당뇨환자들이 인슐린을 정기적으로 투여해야 하는 이유다.
◆열량과잉
결국 과잉의 열량이 공급되면 지방에너지 증가-탄수화물과 경쟁적산화 반응-포도당 농도 증가-인술린 방출 증가-고인슐린 혈증-췌장손상-당뇨로 이어진다.
따라서 대사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열량을 제한해야 한다. 열량을 제한하는 방법은 완전채식주의자(비건)이거나 완전 육식주의자(카니보어)이어야만 하는 게 아니다. 방법은 다양하고 그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연윤열 숭의여자대학교 식품영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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