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상장지수증권(ETN)이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됐던 경기가 회복되며,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원자재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ETN 상품들이 연이어 출시되는 모양새다.
ETN은 상장지수펀드(ETF)와 비슷하지만 발행 주체가 자산운용사가 아닌 증권사이며 만기가 정해져 있다. 원자재, 환율, 주가지수 등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한 채권 형태의 파생상품이다. ETF 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지난해 4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원유 수요가 급감하고 공급이 넘치자 국제유가가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비정상적인 가격 왜곡이 발생했다. 원유 선물 ETN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자 금융당국은 변동성이 낮은 경우 2배 레버리지를, 변동성이 큰 경우 기초자산 등락률 만큼만 추종하도록 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월 한달간 KB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이 금·은 선물 ETN을 신규 상장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금융시장에서 금·은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은 최근 탄소중립을 비롯한 친환경 정책이 확대되며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전력이나 태양광 등 산업용 수요가 많아 경기 회복기에 가격이 상승하는 특징이 있다.
KB증권은 지난 13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상장된 은 선물에 투자하는 'KB 레버리지 은 선물 ETN', 'KB 인버스 2X 은 선물 ETN'을 신규 출시했다.
김호영 KB증권 에쿼티본부장은 "이번 신규 상장 ETN 2종은 상승장과 하락장에서 투자자 니즈에 맞춘 포지션 구축이 가능하다"며 "은 선물 가격의 변동성이 커질 때 편리한 투자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도 같은 날 은 선물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미래에셋 레버리지 은선물 ETN'과 -2배를 추종하는 '미래에셋 인버스 2X ETN'을 내놨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은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른 자산들과 상관관계가 낮아 자산의 분산효과가 큰 특징을 갖고 있다"며 "최근 분산·대체투자의 수단으로 원자재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NH투자증권은 'QV 레버리지 은 선물 ETN', 'QV 인버스 레버리지 은 선물 ETN'을, 한국투자증권은 'TRUE 레버리지 은 선물 ETN', 'TRUE 인버스 2X 은 선물 ETN'을 신규 상장했다.
또 메리츠증권은 국내 최초로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BCOM)를 추종하는 '메리츠 금 선물 ETN', '메리츠 레버리지 금 선물 ETN', '메리츠 인버스 2X 금 선물 ETN', '메리츠 은 선물 ETN', '메리츠 인버스 은 선물 ETN', '메리츠 레버리지 은 선물 ETN', '메리츠 인버스 2X 은 선물' 총 7종목을 출시했다. 제비용은 연 0.40~0.60%로 금·은 선물 관련 ETN 상품 중 업계 최저 수준이다.
이중훈 메리츠증권 파생본부장은 "투자자들이 원자재 ETN에 장기 투자 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제비용을 업계 최저 수준으로 결정했다"고 했다.
한편, ETN은 매월 만기가 돌아오므로 장기 투자 시 롤오버(선물 교체)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또 실질가치와 시장가격의 차이인 괴리율도 잘 따져야 제 가격에 투자가 가능하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레버리지·인버스 ETP(ETF·ETN) 시장에서 금융 지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다"며 "투자자들은 상품 투자에 앞서 상품의 특성을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장기투자의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또는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무분별하게 매수하려는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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