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사회의 정권들. 나는 새로운 마음의 고향 사이버공간에 왔노라. 우리에게는 우리가 뽑은 정부가 없으며 갖고 싶지도 않다. 나는 자유가 명하는 대로 너희에게 말한다. 우리가 세우려는 전 지구적 사회 공간은 너희가 우리에게 덮어 씌우려는 독재와는 무관하다. 너희는 우리를 지배할 도덕적 권리가 없다. 우리는 너희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고, 너희들은 그 두려움을 강제할 방법이 없다.(사이버스페이스 독립선언문(A Cyberspace Indepencence Declaration) 중에서)
바야흐로 메타버스의 시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대되면서 하나둘씩 메타버스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금융권도 그 중 하나다. 다만 이들의 목적은 자유를 찾기 위해 나선 그들과는 다르다. 이들의 목적은 메타버스에서 활동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와 소통을 통해 고객을 확보하고, 가상경제로의 진입을 가속화해 수익성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을 초월한 가상세계를 말한다. 메타버스 플랫폼으로는 미국에서는 로블록스(Roblox)와 포트나이트(FORTNITE)가, 국내에서는 제페토(ZEPETO)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생망' 현실세계와 달라…메타버스에 올라타는 MZ세대
그렇다면 MZ세대가 메타버스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의 이유는 한가지 맥락으로 통한다. '공정성'이다. 이생망('이번생은 망했어'의 줄임말)을 외치던 그들이 메타버스 속에선 원하는 대로 세계를 구성하고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메타버스에서는 현실세계의 편견·제약 없이 내 아이디어와 실력 등을 평가받을 수 있다. 제작한 옷을 아바타에 입히거나, 제작한 음악을 공개할 수 있고, 이를 유료 콘텐츠로 판매할 수 있다. 단순히 개발자가 만든 플랫폼에서 콘텐츠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는 바텀업(Bottom-up)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현실속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환경, 사람을 접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공간을 초월한 공간에서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들을 수 있고, 대화를 나누는 것도 가능하다. 너무 오래전에 해서, 혹은 너무 비싸서 듣지 못했던 세미나, 맞춤형 관리 프로그램이 있다면 메타버스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MZ세대와의 소통, 그 이상을 꿈꾸는 금융
이에 따라 금융권은 현재 메타버스 내 인프라를 구성해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현실 제약이 덜한 메타버스 공간에서는 MZ세대의 본질적인 욕구, 필요 등이 드러나기 쉽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이 주로 소비하는 제품, 활동하는 패턴 등을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내놓겠다는 복안이다.
시중은행들은 메타버스를 활용해 신입행원 연수, 최고경영자(CEO)와의 소통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신입행원들을 비대면으로 봐야하는 상황에서 얼굴을 맞대는 화상회의보다는 각자의 아바타를 두고 교육을 진행할 경우 수평적 의사소통을 통해 참여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CEO와의 소통 또한 경직되지 않은 분위기에서 질의와 응답도 가능하다.
다만 금융권의 최종목표는 가상경제 인프라를 구축해 디지털 자산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현재 은행들은 메타버스 내 가상영업점을 준비하는 데 한창이다.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MZ세대들이 금융상품에 대한 질문을 유연하게 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예·적금 펀드 대출 등의 상품 판매도 동시에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금융권은 메타버스 내 다양한 콘텐츠 개발로 거래가 활발해질 경우 이를 현금화하는 과정이나, 이를 담보로 대출해 주는 방법 등으로 수익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성지영 수석연구원은 '메타버스에서 나타나는 디지털 금융은 현실과 가상이 연결된 금융시대를 본격적으로 이끌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가상세계 기반 가상점포를 지방, 해외 등 지리적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의 영업 확대 수단으로 활용하는 등 새로운 형태로의 채널 움직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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