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주년 국군의 날 행사는 여러모로 이색적인 행사였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인 국군의 날 행사인 만큼 많은 것을 드라틱하게 담으려 한 흔적들이 보인다.
1일 73주년 국군의 날 행사도 문재인 정부의 역대 국군의 날 행사 때 처럼 '최초'라는 타이틀로 시작됐다. 해병대의 요람이라 불리는 해병1사단이 위치한 포항 영일만 일대에서 국군의 날 행사가 열린 것은 이번이 최초다.
◆文정부 국군의날 행사, '최초'와 '드라마틱'이 붙어왔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였던 2017년 해군 제2함대사령부 창설이래 처음으로 69주년 국군의 날 행사가 경기 평택 2함대에서 거행됐다. 다음해 70주년 국군의 날 행사는 최초로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렸다. 특히 유례없이 야간행사로 진행됐다, 71주년 국군의 날 행사는 F-15K가 배치된 대구 공군기지에서 최초로 열렸고, 지난해 72주년 국군의 날 또한 경기 이천의 특수작전사령부에서 최초로 열렸다.
문재인 정부은 매년 '최초'라는 타이틀과 함께 '드라마틱'한 국군의 날 행사를 펼쳐왔다. 기존의 분열과 사열보다 다양한 볼 거리를 담았다는 점에서 '기획력'과 장병들의 기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올해도 '피스 메이커'라는 작전명으로 문 대통령이 마라도 함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해병대 대원들의 강습상륙 작전이 이뤄지는 웅장한 모습을 담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국방개혁 2.0으로 한국군이 세계 6위 수준에 올랐다는 점과 한국 독자의 상륙작전 능력이 갖춰졌음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들어 국방비는 꾸준히 증액돼 왔다. 해병대의 규모와 역량도 세계 수위권임도 사실이지만, 거창한 표면 뒤에 가려진 약점들도 여전히 보였다.
48대의 상륙돌격장갑차(KAAV)가 대형을 이루며 거친파도를 헤치고 해안에 상륙한다. 이들을 엄호하기 위한 항공기와 헬기들이 영일만 상공에서 비행한다. 입체적인 작전 모습을 보인 것이지만, 한국 해병대가 단독 작전을 펼치기 위해서는 후속 전투근무지원이 따라줘야 한다.
◆한국 독단 상륙 쉽지않아... 정부 업적홍보 치중하다보니 실수도 많아
상륙자산을 모두 동원하면 대형수송함인 독도 및 마라도 함에 각각 KAAV 7대씩 적재(총14대), 천왕봉급 상륙함 4척이 각각KAAV 8대(총 32대), 낡은 4척의 고준봉급 상륙함이 각각 KAAV 14대 또는 K-1 전차 12대를 적재할 수 있다.
산술적으로 환산하면 KAAV 1대당 21명을 수용하니 약 1600명 정도의 여단 병력이 탑승한 KAAV 76대와 24대 규모의 전차대대를 상륙시킬 수 있다. 전쟁이 간단한 산술이라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
76대의 KAAV 중에는 지휘장갑차, 구난정비장갑차 등도 편성돼야 한다. 탄약과 식량 기타 보급물자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KAAV로 실어 나를 수 있는 병력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여단급 보다 적은 병력이라 할지라도 이들의 후속 전투근무지원을 할 여유 전력이 한국군에는 없다. 불굴의 투지를 자랑하는 해병대가 교두보 확보는 하겠지만, 전과확대를 통해 내륙으로 진격하기는 매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지 모르겠지만, 라이브 방송으로 진행된 행사 중 어처구니 없는 일도 벌어졌다. 군영매체인 국방TV는 천왕봉함을 설명하는 자막을 마라도 함에 붙였다. 해안 상륙 중에는 해병대 대원들이 힘차게 약진하는 대열 중에 육군 간부로 추정되는 군인이 기동로 사이를 가로막고 앉아 여유롭게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군의 날은 시민들을 위해 헌신하는 군과 군인들의 날이 돼야 할 것', '정부의 성과 홍보가 지나쳐 많은 것을 담으려 하면 배는 산으로 간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편, 한 매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행사에서 호명한 '마린온 헬기 사고 순직자'들의 유족을 행사 들러리로 이용하려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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