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연습에 반발에 지난 8월10일 단절됐던 남북 군통신선이 약 55일 만에 다시 연결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시정연설에서 복구 의사를 밝힌 지 닷새만의 일이다.
일각에서는 남북대화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복구했던 군통신선을 한미연합훈련을 핑계삼아 남북대화 무산을 한국의 책임으로 돌리며 군통신선을 닫았던 북한이기에 '꼼수'에 주의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남북 통신선 정상화, 섣부른 기대감은 경계해야
국방부는 4일 "오전 9시부로 동·서해지구 군통신선이 완전 복구해 모든 기능을 정상화했다"면서 "현재 광케이블을 통한 남북 군사 당국간 유선통화 및 문서교환용 팩스 송·수신 등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 해군 경비함이 '국제상선공통망'을 활용한 시험통신에는 응답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남북 군통신선 복구에 대해 차분한 입장을 보인 국방부와 달리 통일부는 이를 계기로 남북관계 복원을 기대하는 눈치다. 통일부는 "남북통신연락선이 연결됨으로써 한반도 정세 안정과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면서 "정부는 조속히 대화를 재개해 남북합의 이행 등 남북관계 회복 문제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실질적 논의를 시작하고, 이를 진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통일부를 비롯한 정부 일각의 기대만큼 낙관적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1일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종전선언을 재차 언급했다. 문 대통령의 축사에 앞서 이날 오전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공중의 항공기 등을 무력화하는 신형 반항공(지대공)미사일 시험 발사 사실(9월 30일)을 공개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에 발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같은날 열린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종전선언은 선택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첫 단계"라면서 "대북 제재 완화를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北, 책임 떠밀며 '이중 잣대' 철회가 목적?
북한은 남북대화를 반기는 반응과 함께 무력시위를 병행해 왔다. 지난달 11~12일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15일 철도기동미사일체계, 28일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등을 차례로 공개했다. 북한은 연례적인 방어성격의 한미 연습을 등을 꼬투리 잡아, 남북대화 무산의 책임을 한국과 미국의 책임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군사행동에 대한 비난에 대해서는 '이중잣대'라며 반발해 왔다.
남북 군통신선 복구 하루 전인 3일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에 반발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조철수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장 명의의 담화문을 통해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대규모 합동군사연습과 빈번한 공격용 무기 시험들에 대해 함구하면서 우리의 정상적이고 계획적인 자위적 조치들을 걸고든 것은 유엔 활동의 생명인 공정성과 객관성, 형평성에 대한 부정이며 명백한 이중기준"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의 이러한 행보를 미뤄볼 때, 남북·북미대화에서 유리한 대화카드를 쥐면서 자신들의 향후 군사행보에 대한 교두보를 확보할 목적으로 남북 군통신선을 복구시킨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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