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칼럼

[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20>묵혀야 맛있다?…리제르바 혹은 리저브

안상미 기자

"이 와인은 리제르바급이에요."

 

와인을 고르러 가면 유독 많이 듣는 말이 있다. 와인병의 레이블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표시가 있다. 바로 리제르바·레제르바(Reserva), 혹은 리저브(Reserve)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팔리는 칠레, 스페인 와인은 물론 미국이나 아르헨티나 와인에서도 볼 수 있다.

 

근데 문맥상으론 이해가능, 사전적으론 이해불가다.

 

문맥상으로 보면 다른 와인보다 좋은 와인이란 뜻으로 알아들을 수 있다. 제법 가격이 나가는 리제르바도 있다.

 

문제는 정확히 뭘 어째서 더 좋다는 건지 잘 모른다는 거다. 더 오래 묵힌 와인에 리제르바를 붙인다는데 와인을 고르다보면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2020년 빈티지 와인에도 리제르바가 보일 때도 있다.

 

/와인폴리

리제르바는 와인 숙성에 관한 말이다. 많은 와인 생산자들은 와인을 시장에 내놓기 전에 오크통이나 와인병 속에서, 아니면 두 방법 모두를 사용해서 숙성시킨다.

 

아예 규정으로 못 박아놓은 스페인을 먼저 보면 이해하기가 쉽다.

 

레드와인의 경우 리제르바는 오크통 1년을 포함해 최소 3년 이상을 숙성해야 한다. 그란 리제르바는 더 오래 묵혀야 한다. 오크통 1년 반을 포함해 최소 5년을 와이너리에서 기다려야 그란 리제르바 표시를 달고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다.

 

대부분의 생산자들이 최소 숙성 기간을 넘겨 와인을 내놓고 있으며, 리오하(Rioja) 지역은 같은 리제르바나 그란 리제르바라고 해도 요구하는 숙성기간이 더 길다.

 

화이트나 로제와인은 숙성 기간이 더 짧다. 화이트 리제르바는 오크통 6개월을 포함해 최소 2년을 숙성하면 되고, 그란 리제르바는 오크통 6개월을 포함해 최고 4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아무 와인이나 더 오래 묵힌다고 좋은게 아니다. 시간을 견딜 수 있을만한 기본체력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결국 리제르바 와인이 되기 위해선 포도의 품질 자체가 더 좋아야 하고, 날씨도 도와줘야 한다. 최소 5년은 묵혀야 할 레드 그란 리제르바는 매년 나오지 못하고 포도 품질이 좋은 해에만 선보이기도 한다.

 

와인 생산에서 시간은 곧 돈이다. 늘어간 숙성 기간 만큼 비용이 더 들고, 와인의 가격도 올라간다.

 

이탈리아는 일괄 규정은 아니지만 지역별로 리제르바를 붙이려면 더 오랜 시간 숙성시켜야 한다.

 

토스카나에서 키안티 클라시코의 숙성기간이 출시 전 1년이라면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는 반드시 출시전 24개월 동안 숙성되어야 한다. 이 중 최소 3개월은 병 숙성을 해야한다는 조건도 있다. 바롤로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역시 1년 더 숙성한 경우 리제르바를 붙이기도 한다.

 

한 번 외우기가 귀찮아서 그렇지 차라리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같이 규정으로 정해놓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은 곳도 많다. 칠레나 미국 등은 리제르바에 대한 공식 규정 없이 각 와이너리가 '알아서' 결정한다. 와이너리별로는 리제르바를 표기한 와인은 그렇지 않은 와인 대비 품질이 더 높지만 같은 지역에 위치했다고 해도 A 와이너리의 리제르바와 B 와이너리의 리제르바는 와인 품질이 크게 차이가 날 수도 있단 얘기다.

 

일반적으로 리제르바가 고급 와인이지만 반드시 품질이나 맛을 보장한다고 단정할 순 없다. 역시 와인은 정확히 꼬집어 말하기 힘든 모호함의 영역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