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ETN 3종 20% 이상 하락
원자재 가격 강세 당분간 이어질 것
"에너지 가격 안정을 위해 힘쓰겠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발언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락했다. 코스피 3000 붕괴에도 52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국내 '원자재 상장지수증권(ETN)' 등 파생상품도 덩달아 하락세다.
지난 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9% 내린 배럴당 77.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지난 4일 77.62달러로 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주요 산유국들이 추가 증산에 나서지 않아 공급난이 펼쳐졌으며, 상품을 실어나르는 운송비가 증가하면서 원자재 대란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원유 가격이 치솟자 천연가스, 석탄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덩달아 폭등했다.
◆푸틴 한마디에 원자재 가격 진정
특히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공급 확대' 시사 발언에 힘입어 급격히 오르던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에너지 화상회의에 참석해 "러시아는 세계 에너지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러시아는 항상 의무를 다하는 신뢰할 수 있는 공급자였다. 천연가스를 포함해 올해 유럽에 보내는 에너지 자원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발언 이후 40% 가까이 급등하던 유럽의 천연가스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의 천연가스 11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50유로 이상 떨어졌다.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연초 대비 400% 이상 폭등했었다.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자 관련 파생상품의 가격도 동반 급락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천연가스 가격 상승의 2배를 추종하는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는 종가 기준 20.38% 급락했다. '신한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과 'TRUE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H)'도 각각 20.26%, 20.15% 씩 떨어졌다. WTI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 '삼성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ETN', 'QV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ETN(H)'도 5.14%, 5.79%, 5.88% 하락했다.
◆"원자재 수요 증가에 수급 불안 여전해"
전문가들은 천연가스 등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 강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4일(현지 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가 온라인 각료회의를 통해 기존 증산계획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올해 국제유가가 50% 넘게 급등해 공급량을 늘리라는 압박을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OPEC+는 오는 11월 기존에 합의한 대로 하루 40만배럴의 원유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고 재확인했다. OPEC+는 2018년 10월 생산량을 기준으로 감산을 실시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글로벌 IB들의 유가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는 분위기"라며 "원유 생산이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어 수급 불안을 자극해 유가 상승압력으로 작용 중이다. 또 친환경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촉발되고 있는 일시적 에너지 수급란 역시 유가 상승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말까지 원자재 가격의 추세적인 하락세를 이끌 요인은 그리 많지 않다"며 "유럽은 천연가스 재고 수준이 10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스 소비량이 증가하는 겨울철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드 코로나'에 따른 각국 경제 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된다면 연말까지 원자재 수요는 더 증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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