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빚투(빚내서 투자)' 개미들의 반대매매 금액이 1200억원이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 약세 국면에서 반대매매 규모가 함께 늘어나면 또다시 증시가 하락하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4거래일간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1219억원으로 나타났다. 일평균 305억원 수준이다. 일평균 반대매매 금액이 지난 8월 230억원, 9월 171억원이었음을 감안했을 때 크게 늘어난 수치다. 지난 6일에는 반대매매 금액이 394억원을 기록해 2011년 이후 역대 두번째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반대매매는 개인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투자를 했지만 주가가 하락해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강제로 매도되는 것을 의미한다. 증권사는 상환기한 안에 돈을 갚지 못하면 개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한다.
특히 미수거래는 일정 담보가 필요한 신용거래와 달리 전체 주식 매입 대금의 30% 이상에 해당하는 증거금만 내고 주식을 살 수 있다. 일부 증권사에서 신용공여 한도 유지를 위해 신규대출을 제한하거나 중단하기 시작하자 위탁매매 미수금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대책으로 증권사 신용공여 한도 축소 등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 규모는 이달 들어 일평균 381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일평균 미수금 규모(2789억원) 대비 36.8% 급증했다. 지난 9월 초만 해도 2600억~2800억원 규모를 이어오던 위탁매매 미수금이 지난 7일 4250억원까지 치솟았다.
위탁매매 미수금 관련 반대매매 금액이 커진 것은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 부채한도 협상 관련 불확실성 ▲중국 헝다그룹발 유동성 위기 ▲공급망 병목현상 장기화 등 불투명한 대·내외 전망이 투자심리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올해 3분기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19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24조5000억원) 대비 5조원 이상 줄어든 셈이다.
증시 하락으로 '빚투'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은 더 커지고, 반대매매로 인해 증시가 추가 하락하는 악순환 고리가 생길 수 있다. 증시 하방을 지지해온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이탈하기 때문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융당국이 증권사에 신용공여 한도 관리를 주문했다는 소식은 개인 수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라며 "추가적인 신용 거래가 제한될 수 있는 환경에서 나타난 최근 증시 조정으로 반대매매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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