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전세대출 규제로 거래가 위축되면서 얼어 붙었던 부동산 전세시장이 은행들의 대출 재개 발표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5731건으로, 두 달 전(2만953건)에 비해 22.8% 늘었다. 재거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최근 한 달 새 매물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전세물건 증가…거래 위축 호가만 상승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세 수급지수는 102.89로 지난해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시행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기준선인 100을 넘을수록 전세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그러나 전세대출 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로 매도자와 매수자가 눈치 보기가 시작되면서 한 달 새 거래시장은 찬바람이 불었다.
전세물건의 증가와 달리 거래는 뜸해지면서 시장은 위축됐지만 호가는 여전히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4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0.24% 상승하며, 전주(0.21%) 대비 0.03%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3% 올라 지난주(0.14%)보다 상승폭이 줄었지만 강남권 강동구(0.16%)는 암사동 신축과 명일동 대단지 위주로, 강남구(0.15%)는 학군수요 있는 대치·역삼동 위주로 올랐다. 송파구(0.15%)는 잠실·신천·문정동 대단지 위주로, 서초구(0.12%)는 서초·잠원동 위주로 상승했다.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전용 76㎡가 9억원에 물건이 나왔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전용 131㎡가 22억원에 물건이 나오며 상승세를 찍었다. 이 면적형은 지난달 15억3000만원에 계약된 바 있다.
강북권에선 마포구(0.18%)가 직주근접 수요 있는 공덕동 위주로, 서대문구(0.18%)는 남가좌·북아현동 위주로 올랐다. 종로구(0.17%)는 창신·무악동 등 중저가 위주로 상승했다.
지난달 11억5000만원에 계약된 노원구 상계주공3단지는 전용 58㎡가 3억5000만원에 물건이 나왔다. 이 면적형은 지난달 3억2000만원에 계약된 바 있다. 이달 3억4000만원에 계약된 주공6단지 전용58㎡도 호가가 오른 3억5000만원에 물건이 있다.
◆은행권, 전세대출 지원…내년이 관건
전세대출 규제로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대출 중단을 외치던 은행들도 집단대출 TF(태스크포스)를 꾸릴 계획을 발표하며 실수요자들이 잔금대출을 받지 못해 입주를 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동으로 집단대출을 지원하기로 협의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여신 담당 실무진은 지난 15일 전세대출과 함께 집단대출을 논의하며 실수요자 대출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출 규제를 풀었다는 소식에 문의 전화가 다시 밀려오고 있다"며 "손 바닥 뒤집듯 정책을 바꾸기 보다는 하나의 정책을 계속 고수하는 게 부동산 시장의 혼란을 덜어주는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농협은행은 가계대출 증가율이 7%대에 달해 금융당국이 권고한 목표치(5~6%)를 넘어서자 지난 8월24일부터 아파트집단대출 등 신용대출을 제외한 대출 상품을 중단했으며 KB국민은행 역시 지난달 29일부터 집단대출 중 입주 잔금대출 취급 시 담보조사가격 운영 기준을 기존 KB시세 또는 감정가액에서 분양가격, KB시세, 감정가액 중 최저금액으로 바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금융기관들이 추가 대출을 실행하는 방침이 확정됐기 때문에 대출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내년 상반기 선가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라며 "새 정부 1년차에는 대출규제 강도를 높이기보다는 지금처럼 유연하게 대처하며 상황 여건에 따라 대출규제방침에 변화가 더하질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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