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구녀관 설립 134주년을 맞아 기념 예배 및 보구녀관 역사 사진전이 27일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에서 열렸다.
1887년 조선 최초로 문을 연 여성 전문병원 '보구녀관'은 남성 의사에게 몸을 보이지 못해 치료를 포기하던 조선 여성들을 위해 세워졌다. 여성 의료 선교사 메타 하워드, 로제타 홀, 메리 커틀러 등이 진료했고, 최초 한국인 여의사 박에스더(김점동)도 보구녀관 병원장으로 헌신했다. '여성을 널리 구하는 곳'이라는 의미의 '보구녀관' 명칭은 고종이 직접 하사했다. 보구녀관은 릴리안해리스 기념병원, 동대문부인병원, 이대동대문병원으로 이어져 현재의 이화의료원(이대목동병원, 이대서울병원)이 계승했다. 이번 보구녀관 설립 134주년 기념행사는 소규모 예배 형식으로 이뤄졌다.
유경하 이화의료원장은 "이화의료원을 누가, 어떤 생각으로 만들었는지 호기심을 채우다 보니 조선 여성 인권을 위해 도전한 선교사들의 나눔과 섬김 정신,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에 몸을 던진 동대문부인병원의 의료인의 헌신이 마음에 와 닿았다"며 "이를 연구하다 보니 이화의료원이 나아갈 길과 소명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대서울병원 보구녀관 앞마당에는 기념 역사 사진전이 열렸다. 이화학당 설립자인 메리 스크랜턴 대부인부터 보구녀관과 릴리안해리스 기념병원, 동대문 부인병원까지, 1887년부터 1945년 사이 이화의료원 역사와 관련 사진 70여 장이 전시됐다. 박에스더, 이그레이스, 안수경, 김마르다, 김태복, 길정희 등 이화를 빛낸 한국 여성 의료인들의 사진도 공개됐다.
특히 독립운동, 여성운동, 사회 운동에 앞장선 고(故) 현덕신 의사를 기리는 특별전도 열렸다. 현덕신 의사는 이화학당 졸업 후 닥터 로제타 홀의 권유로 일본 동경여자의과대학에서 유학하고 1920년대 동대문부인병원 산부인과 의사로 근무했다.
현덕신 의사의 손자인 최영훈 전 조선대 미술대학장은 "우리 할머니는 더 많은 환자를 빨리 치료하기 위해 꾸미는 시간을 줄이고자 평생을 단발머리를 유지하는 등 의사로서 큰 사명감을 가지고 계셨다. 특히 자손들에게도 로제타 홀 선생과의 일화에 대해 자주 말씀하시며 이화에 감사한 마음을 표하셨다"며 "할머니가 의사이자 독립운동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이화, 로제타 홀 덕분"이라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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