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순방 관련 후속 조치를 정부에 지시했다. V4(헝가리·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 국가를 비중 있게 보고, 관련 홍보도 해달라는 게 문 대통령의 지시 사항이다. 문 대통령이 대선 정국에 휘둘리지 않고 주요 현안을 챙길 것이라는 메시지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7일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이야기(23)' 글에서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 관련 지시사항을 소개했다. SNS 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 일정 가운데 아쉬운 점으로 'V4 국가의 역동성과 중요성에 대해 국민과 언론이 잘 모른다'는 점을 꼽았다.
이어 "앞으로 이 나라들에 대해 언론이 국민께 자세히 알려 드리고 이 나라들과의 협력과 연대가 우리나라 발전과 국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V4 국가가 한국의 EU(유럽연합) 내 최대 투자처이자 2대 교역국, 650여 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한 상황을 언급하며 "(한국 기업은) 그곳을 생산 기지화해 우리 수출의 현지 거점이 되고 있다. 무역규모에서도 우리나라가 일본을 압도하고 있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V4 국가의 성장률(3.6%)이 EU 연평균 성장률(1.7%)과 비교해 높은 점도 소개했다.
V4 국가와 분야별 교류 방안도 문 대통령 지시에 있었다. 문 대통령은 민족의식이나 국민 정서적으로도 V4 국가가 한국과 비슷한 면이 있는 것으로 보고 "연대와 협력이 매우 용이할 수가 있다"며 한국 대학과의 공동캠퍼스 설립 검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지난 3일(현지시간) 업무 오찬에서 "헝가리는 기초과학의 수준이 매우 높아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며 양국 간 대학교육 협력을 제안한 점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헝가리뿐만 아니라 4개국 정상들 공히 한국 대학과의 공동캠퍼스 설립 등 학생·청년 교류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헝가리는 기초과학 분야의 수준이 매우 높아 노벨상 수상자를 13명이나 배출한 나라이니 이들 나라의 제안을 잘 검토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유럽 순방뿐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요소수 수급 불안정 사태 등 국내 현안도 있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 관련 현안으로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방역 관리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소상공인 손실보상 사각지대 보완 등이 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을 두고 "마스크 쓰기 등 기본적인 방역지침은 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한 방역·의료대응 체계로 전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지난 3일(현지시간) 아데르 헝가리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을 먼저 시행한 헝가리의 경험을 공유하자"고 제안하며 관련 현안을 챙긴 바 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안한 것으로 현 대선 정국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정부는 '맞춤형 손실보상' 방침으로 가닥을 잡은 만큼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부정적이다. 민주당과 정부가 또다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관련 갈등을 표출한 모습이다.
경유차에 있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사용하는 요소수 수급이 불안정한 문제도 최근 중요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다만 청와대, 정부, 민주당 등 당·정·청이 요소수 수급 불안정 문제 해결에 나선 만큼 재난지원금 지급을 포함해 문 대통령이 직접 상황 관리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선 정국 가운데 문 대통령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만남도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만남 당시 청와대가 '야당 후보와도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7일 본지와 통화에서 "(윤 후보 측에서) 요청하면 적극 검토하겠다는 데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윤 후보가 문 대통령과 이 후보 간 만남을 '선거 중립 위반'으로 규정하고 비판한 만큼 먼저 요청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이에 청와대는 과거 전례 검토 후 이철희 정무수석을 통해 축하 메시지가 나갈지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2년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는 대변인 명의로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인 문 대통령 선출에 대해 축하 메시지를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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