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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주말은 책과 함께] 본능의 과학

레베카 하이스 지음/장혜인 옮김/윌북

 

올해 연차가 8일이나 남았다. 와하하하하 신난다. 휴가를 자린고비마냥 아낀 보람이 있다. 도움닫기 없이 공중제비 돌기를 3회 정도 할 수 있을 만큼의 기쁨이 차올랐다. 대학 동기들에게 자랑했더니 템플스테이를 같이 가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정말이지 구미가 눈곱만큼도 당기지 않았다. 고등학교 동창들이 모여 있는 다른 단체 카톡방에 가서 '휴가 기간 동안 갈만한 곳을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또 템플스테이가 나왔다. 한 친구는 재작년에 템플스테이를 했던 경험이 인생에 약이 돼 이후로도 3번을 더 찾았다고 했다. 자네 꿈이 수도승이었던겐가.

 

절에 가면 돼지고기, 소고기를 못 먹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어떤 곳은 스마트폰도 거둬가고, 담소도 못 나누는 묵언 수행을 해야 한다는데 대체 왜?! 동년배들 사이에서 부는 템플스테이 붐의 원인이 궁금했는데 '본능의 과학'이란 책을 읽다가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우리의 몸은 본능에 따라 행동하도록 설계됐는데 문제는 이러한 본능이 21세기를 살아가는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구식 프로그램이 됐다는 점이다. 책은 인간의 뇌가 석기 시대에 머물러 있는 탓에 우리가 낡아빠진 본능에 따라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다 위기에 놓이게 됐다고 분석한다.

 

진화생물학자인 저자는 사람의 뇌가 실제 위협과 가상의 위협을 구별하는데 서툴다고 이야기한다. 배고픈 사자가 한밤중에 침실로 뛰어드는 것은 진짜 위협이다. 하지만 오늘날 그런 일이 일어날 리 없는데도 인간의 뇌는 위협이라고 인식한 사건에서 우리를 보호하려 적절하지 않은 상황에서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킨다. 낯선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거나, 꽉 막힌 도로에 갇혀 있거나, 즉시 답장해야 하는 이메일 알람이 울리면 뇌는 생존 본능을 발동시켜 우리가 굶주린 호랑이 100마리를 만난 것처럼 반응하게 만든다. 생존 모드에 갇힌 뇌는 새들의 아름다운 노랫소리나 빵집에서 흘러나오는 갓 구운 빵 냄새가 주는 기분 좋은 순간을 만끽하지 못하게 한다. 주변의 위험을 살피려면 즐거움이라는 사치를 부릴 여유 따위는 없다. 저자는 "세상의 소리에 귀 기울여 위험을 새롭게 평가하면 생존 본능이 당신의 시간을 빼앗거나 주변의 풍요로움을 놓치게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선조들이 생존을 위해 의존했던 본능을 현대 환경에 맞게 이용할 제어 전략을 제시하는 책. 248쪽. 1만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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