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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어수선하軍]천안함 용사들과 자도빌의 A 중대

자도빌 전투는 1960년 발생한 콩고내전에 평화유지군으로 파견된 아일랜드군 150명과 카탕가국 반란군 3000명과의 싸움이었다. 자도빌 전투는 여러면에서 천안함 피격사건과 비슷한 점이 있다. 예상치 못했던 적과의 전투였다는 점, 상부의 보급과 지원등이 엉망인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임무에 최선을 다했다는 점, 마지막으로 자신들의 정부로부터 오랜 기간 외면받았다는 점이다.

 

천안함 생존자 전우회 로고. 정치진영 간의 싸움에서 상처받은 천안함 용사들에게 밝은 빛이 내려지길 바란다.

◆정치진영 간 싸움에 긴 시간 상처받는 천안함 용사들

 

천안함 피격은 11년 넘게 진보·보수 양 정치진영의 싸움에 이용된 슬픈 사건이다. 이명박 정권의 군 수뇌부는 잘못된 전투 상황보고와 초기대응으로 천안함 용사들에게 큰 아픔을 던져주었고, 이명박 전 대통령도 병원에서 치료 중인 천안함 생존용사들과 사진을 찍으며 정치적으로 이용했다. 북한과의 관계개선 때문일까.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북한에의한 천안함 피격을 부정하는 '음모론'을 퍼트려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천안함 피격은 북한의 소행이라고 언급했음에도 음모론은 계속해 천안함 전우들을 괴롭히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서해수호의 날'에서는 천안함에 승선했던 전사자와 생존 용사들의 희생을 언급하면서 이례적으로 신형 호위함의 함명이 천안함으로 명명된 것을 먼저 밝히기도 했다. 천안함 용사들은 자신들의 명예가 바로 설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 9일 울산 현대조선에서 열린 천안함 진수식에 불참했고, 12일 억눌러 왔던 울분을 보도자료를 통해 쏟아냈다.

 

왜 천안함 용사들은 자신들의 고향과 같은 천안함이 새롭게 부활하는 진수식 행사에 불참해야만 했을까. 이들이 공개한 보도자료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공개된 보도자료의 핵심은 문 대통령의 직속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와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군 사망진상위)'가 문 대통령이 밝힌 입장과 정부의 공식발표를 부정하는 '음모론자'의 손을 들어준 것에 대한 분노였다.

 

천안함 생존 전우회가 밝힌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 8일 방심위는 통신심의소위원회에서 '잠수함 충돌설'과 같은 터무니없는 '천안함 음모론'을 퍼뜨린 유튜브 콘텐츠에 대해 '문제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방심위가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린 8건의 유튜브 콘텐츠 중에는 지난해 9월 군 사망진상위에 천안함 재조사 진정을 올린 신상철 씨도 등장한다. 당시 군 사망진상위가 북한에의한 천안함 피격을 부정하는 음모론자의 손을 들어준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결국 이인람 위원장이 사퇴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 듯했다.

 

해군 초계함 772호 천안함, 천안함 용사들의 가슴에 꽃이 피도록 우리는 이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文 대통령의 발언과 다른 현실...자도빌 A중대처럼 명예회복돼야

 

문 대통령의 직속기구가 대통령이 밝힌 입장을 거스른 결정을 해온 것에 대해 천안함 생존 전우회는 정권의 '하위기구 통제력 상실' 또는 '레임덕'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이러한 부분이 아니라면, 대통령의 입에서는 '국민 눈치보기 발언과 지지율 지향적 발언'을 쏟아내고, 실무에서는 반대되는 결정을 지시하는 '면종복배(面從腹背)'식 행위를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강한 목소리를 냈다.

 

또 "방심위에서 위와 같은 결과를 도출한 것은 결국 정부와 군의 공식·비공식적으로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해 '침묵'이라는 잘못된 선택을 지속 유지해왔기에 일어난 일로 보인다"며 "특히, 방심위 결과가 있고, 해당 사건에 대해 적극적 대응을 해야할 '대한민국 해군'은 이틀이 지난 현재까지 공식적인 대응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자도빌 전투에서 용전분투했던 35대대 A중대원들은 귀국 후 자도빌의 바보들(Jadotville Jack)로 불리며 조롱을 받았다. 퀸란 소령은 부하들에게 훈장을 줄 것을 상부에 제안했으나 묵살 당했다. 전우회 회원들에 따르면 최원일 천안함 전 함장(대령 전역)도 피격 당시 부하들의 안전한 피함을 위해 노력했고, 부하들의 명예복권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음모론자들과 일부 언론은 최 전 함장과 천안함 용사들을 갈라치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A 중대는 45년 간 명예회복을 위한 힘든 투쟁을 이어갔다. 2005년 아일랜드 정부는 처음으로 A중대의 공훈을 인정했고 퀸란 소령의 명예도 회복됐다. 2006년 그들에게 모두 훈장이 수여됐다. 긴 싸움이었다. 기자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서 천안함 전우들의 싸움이 빨리 끝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군인들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는 나라는 무너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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