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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주말은 책과 함께] 생각의 탄생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셸 루트번스타인 지음/박종성 옮김/에코의서재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건물 출입구에 있는 문을 여닫을 때 손을 사용하지 않는다. 불특정 다수가 만진 손잡이에 손을 가져다 대기가 찝찝해서다. 대신 문 한가운데를 어깨로 힘겹게 밀면서 이런 생각을 한다. '문이 왜 이렇게 무거워? 개떡같이도 만들어놨네'라고.

 

창조적 사고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 '생각의 탄생'에도 이와 비슷한 일화가 나온다. 저자가 대학에 다닐 때 전 과목 성적이 늘 상위권인 존이라는 총명한 벗이 있었다. 둘은 함께 기계학 강의를 들었는데 학기가 끝나고 몇 주가 지났을 때 존이 그를 실망시키는 일이 벌어졌다.

 

존이 물리학과동을 빠져나오려 강의실의 육중한 참나무 문을 힘껏 밀었는데 문은 열리지 않았다. 옆에 있던 친구가 손잡이 부분을 살짝 밀자 문이 활짝 열렸다. 존은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쉽게 문을 열었지?" 친구는 "지금, 농담하냐? 얼마 전 기계학 수업에서 토크(돌림힘)를 배웠잖아!"라며 그를 한심하게 쳐다봤다.

 

토크는 물체를 회전시키는 힘이다. 문을 열 때 경첩이 달린 쪽에서 먼 쪽을 밀수록 문이 쉽게 열리는 지렛대의 원리와 비슷하다. 존은 문의 크기를 x로 회전축에서부터 힘이 가해지는 지점까지의 거리를 y로 놓고 계산을 시작하더니 한참 뒤 깨달았다는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저자는 "문제는 존이 머릿속에 있는 이론과 자신이 겪는 실제세계의 물리학적 경험을 연결시키지 못한다는 데 있다"며 "그는 물리학 시험에 나온 토크 문제를 수학공식을 이용해 풀긴 했지만, 그때는 그저 토크방정식의 '환상'을 본 것"이라고 꼬집는다. 불행히도 많은 학생들이 공부와 실제생활을 연결짓지 못해 학문 수양에 어려움을 겪는다.

 

저자는 "교육에서 '무엇'과 '어떻게'의 결별은 곧 어떤 것을 '안다'는 것과 '이해한다'는 것이 분리되는 결과로 나타난다. 학생들은 이해함으로써 앎에 이르는 게 아니라 외움으로써 알게 된다. 그들의 지식은 실로 허약하며 쓸모없다. 이 교육적 실패의 결과물은 겉만 번지르르한 '학문적 성취'의 외장일 뿐이다"고 일갈한다.

 

책은 실재와 환상을 결합하는 일이 교육자의 임무라고 강조하며 창조성이 뛰어난 이들이 둘을 어떻게 엮어냈는지 알려준다.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인식, 패턴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 놀이, 변형, 통합이라는 13가지 생각의 도구들로 외워서 알게 되는 것이 아닌 이해로 체득하는 법을 일깨우는 책. 455쪽. 2만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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