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대출문을 다시 열고 있다. 지난달 가계대출을 중단한 이후 대출 증가세가 안정세로 돌아섰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내년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 대출 규제가 더 강화돼 연말 막차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 오후 6시부터 모든 신용대출상품과 비대면 대출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 판매를 재개한다.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 부동산 담보 구입자금 대출은 내달 1일부터 개시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가계대출 재개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달 20일부터 이들 상품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관리에서 제외한 전세대출과 집단자금대출, 서민금융상품 등 일부상품을 제외하면 가계대출이 사실상 막혀 있던 셈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대출판매를 당초 계획했던 연말보다 앞당겨 재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10월말 5.2%에서 지난 17일 5.18%로 0.02%포인트(p) 감소했다. 금융당국이 권고한 6%대를 밑도는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총량규제에서 제외하기로 한 4분기 전세대출 취급액을 빼면 약 한달 간의 대출여력은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농협은행도 내달부터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 판매를 재개한다. 11월 말쯤 적격대출 등 정책모기지상품의 양도절차가 완료되면, 대출여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중은행들은 적격대출,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버팀목대출 등 정책모기지상품을 고객에게 판매한 뒤 3개월 이내에 대출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양도하고 판매대금을 받는다. 정책모기지대출 금액이 주택금융공사에 넘어가면, 약 3000억원 이상의 대출여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농협은행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소한으로 설정하고 비주택담보대출은 받지 않을 계획이다. 현재 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 18일 기준 7.25%다. 금융당국이 권고한 6%대를 초과했기 때문에 연말까지 가계대출 증가율을 최소한으로 낮추겠다는 설명이다. ◆연말 막차수요…은행 "이전 만큼 대출 불가"
이에 따라 일각에선 올해 말 대출 막차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앞서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내년 1월부터 차주별 DSR 규제 2단계를 조기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전체 규제지역에서 6억원을 초과한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거나,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 차주별 DSR 40%를 적용했다. 내년 1월부터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포함한 금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경우가 추가된다.
실제로 금융위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은 차주별 DSR규제가 적용되기 시작한 7월까지 증가세를 이어가다 8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6월 가계대출 증가세는 전년 동기 대비 9.7%로, 7월 10%까지 증가하다 8월 9.5%, 9월 9.2%, 10월 8.6%로 감소했다. 은행에서 가계대출 중단을 통해 대출 증가속도를 낮췄지만 대출공급을 재개할 경우 또 다시 대출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에게 필요한 만큼만 대출이 이뤄져야 한다는 대출규제 기조가 여전하다"며 "대출 판매가 재개되더라도, 이전만큼의 대출 공급은 어려워 대출이 여의치 않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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