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신한은행 퇴직연금 ETF 상품 '출시'
상반기 기준 수익률 증권9.7% 은행3.4%
디폴트옵션 통과하면 내년 7월 시행 예정
시중은행이 255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증권사와 서비스 경쟁에 돌입했다. 낮은 수익률과 실시간매매 불가능,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 등 단점을 극복하고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요구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잔고는 255조원으로 이 중 절반인 130조원을 은행이 차지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은 국민연금 다음으로 큰 규모로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다가가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들이 퇴직연금 ETF까지 출시하고 있다.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퇴직연금 ETF를 출시한 곳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2일 확정기여형퇴직연금(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들이 ETF에 투자할 수 있는 '퇴직연금 ETF'를 선보였다.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앱을 통해 퇴직연금 자산을 ETF·예금·펀드 등으로 손쉽게 리밸런싱(Rebalancing) 할 수 있도록 했고 증권사와 동일하게 ETF 투자시 발생하는 추가 수수료도 제외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일 DC형과 IRP 가입 고객들이 투자할 수 있는 퇴직연금 ETF 상품을 출시했다. DC·IRP 가입 고객은 신한 쏠(SOL) 퇴직연금 플랫폼인 '나의 퇴직연금'을 통해 ETF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우리은행도 12월 중순 목표로, 국민은행은 올해 출시를 목표로 잡고 있다.
과거 은행 퇴직연금 가입자는 ETF에 투자할 수 없어 많은 고객들이 대거 증권사로 빠져나가는 문제가 발생했지만 은행도 상품운용이 가능해져 DC형과 IRP형 가입 고객들도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상품 운용이 가능해졌다.
다만 은행권 퇴직연금 ETF가 증권사에 비해 경쟁력이 없다는 혹평이 나오고 있다.
현재 은행 퇴직연금 계좌에서 ETF를 매매하는 데엔 제약이 있다. 증권사 계좌와는 달리 ETF상품의 장점인 실시간 매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난 7월 증권사와 연계해 상품을 팔려고 했지만 금융당국이 이를 거절하면서 실시간 매매가 어려워졌다.
또한 수익률도 저조하다. 지난해 은행들의 평균 수익률은 2.98%로 증권사 평균 수익률(6.1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증권사 평균 수익률은 9.7%인 반면 은행은 3.4%에 그쳤다.
수익률 차이가 계속해서 벌어지다 보니 은행에서 퇴직연금 ETF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은행 IRP 계좌에서는 총 5592억원의 자금이 순유출 됐지만 증권사 IRP 계좌로는 4841억원이 순유입 됐다. 작년 한 해 동안 증권사로 순유입된 자금(3209억원)보다 더 많은 자금이 반기만에 유입된 것이다.
디폴트옵션도 이달 중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은행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 DC형 가입자는 타깃데이트펀드(TDF), 혼합형펀드, 원리금 보장 상품 등 정부가 정한 디폴트 상품 중 한 가지 이상을 사전에 지정하게 되고 퇴직연금의 수익률에 따라 퇴직연금 사업자를 변경할 수 있다.
즉, 특정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퇴직연금 사업자 A의 수익률 성과가 좋지 않을 경우 더욱 좋은 성과를 내는 사업자 B로 옮겨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 수익률이 더 좋은 증권사로 머니무브가 가속화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이 커지면서 경쟁도 치열해 고객에 알맞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라며 "증권사로 이탈한 고객을 다시 모셔오기 위해 포트폴리오 구상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