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과 타이어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대유행)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대란에 이어 노조 파업까지 터지면서 삼중고에 맞닥뜨렸다.
세계 주요국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선언에 따른 경제 성장을 기대했지만 최근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으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실적 개선과 경영 정상화에도 힘겨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는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노조의 지나친 요구와 파업으로 실적 위기에 직면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노조는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둘러싼 사측과 입장 차이로 인해 지난달 24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한국타이어 매출의 40%를 책임지고 있는 대전·금산 공장 노조의 총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위기감은 확산되고 있다.
노조의 총파업이 20일째 이어지면서 이에 따른 물량 부족 현상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일부 티스테이션 대리점은 타이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미국 등 해외수출에도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총파업은 임금인상률을 둘러싼 노사 양측의 견해차다. 노조측은 최근 5년간 임금 인상률이 2~3%대였고, 지난해 임금이 동결됐다는 이유 등으로 10.6%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5% 인상과 성과급 500만원을 제시했다. 노조는 또 ▲정년 연장형 임금피크제 폐지 ▲연말 성과급 명확화(글로벌 영업이익 10%) ▲단체협약 문구 수정(협의→합의) 등도 요구했다.
이처럼 파업이 길어지면서 자사 타이어 공급망인 티스테이션을 비롯 일선 대리점들은 이미 보유 재고를 다 소진해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에 놓여있다.
장기 파업에 따른 노조원들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파업으로 인해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사측은 노동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어 파업이 장기화 될 수록 임금 손실이 확대된다. 이 때문에 파업을 중단하자는 노조원들이 증가하면서 노조집행부와 노조원들 사이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파업 3주째에 들어섰지만,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일을 놓고 있어야 하는지 등 불안감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특히 파업에 따른 실적 악화로 내년도 임금협상 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노조 집행부는 여전히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파업을 진행하고 있어 실적 부담은 물론 노조원간 갈등도 극에 달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통상임금 파기환송심 3차 변론을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판 결과에 따라 2000억원대 채무 발생 유무가 달라져 '소송 리스크'로 인한 금호타이어 존폐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임금 파기환송심은 금호타이어 노동자 A씨 등 5명이 회사를 상대로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A씨 등은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하는데 회사측이 상여금을 빼고 산정한 통상임금으로 수당 등을 지급한 점을 들어 2012년 1월부터 2년5개월 동안 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워크아웃 기간이었다.
금호타이어 다른 노조원들도 지난 2015년 관련 소송을 제기한데다 최근 5년 입사자들이 추가 소송을 검토하고 있어 사측의 막대한 지출이 불가피한 상태다. 금호타이어는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노동자(3000여명)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가 받아들여진다면 약 2133억원의 채무액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상임금 파기환송심은 애초 지난 1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내년 1월 26일로 연기된 상태다.
조선업계는 LNG선 수주 신기록을 달성하는 등 세계 물량을 싹쓸이하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임금 인상을 둘러싸고 노조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아직 올해 임금 협상을 끝내지 못한 상태에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2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90.8%의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12만304원의 임금 인상(호봉승급분 별도)과 성과급 산출 기준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 측은 이에 대해 경영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는 과도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 2일 새롭게 선출된 노조 지부장이 강경파라는 점에서 파업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도 임단협 갈등으로 노동조합이 부분파업을 진행한 상태다.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지난 7일 천막농성장에서 전조합원이 4시간파업(3차)을 진행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기본급 동결안과 한국조선해양과의 인수·합병(M&A)에 반대하면서 지난달부터 하루 4시간가량의 부분 파업을 벌이고 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