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손해보험사가 실손보험료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치솟는 적자에 더이상의 인상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실손보험이 '제2의 건강보험' 등으로 불릴 정도로 국민 대부분이 가입한 상품인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손보험이란 보험 가입자가 쓴 의료비 중 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부분을 실비로 보장해주는 보험이다. 전체 국민의 75%인 3900만명 이상이 가입하면서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린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손보사는 이번 주 중 고객들에게 실손 보험료를 20% 이상 올린다는 안내문을 발송한다. 20% 인상률은 보험사의 예상치다. 확정 인상률은 이번 달 중 결정될 예정이다.
손보사가 실손보험료 인상을 주장하는 데는 실손보험 적자가 날로 치솟아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손보업계에서 발생한 실손보험 손실액은 전년 동기보다 10.4% 오른 1조9696억원이다.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생명보험사의 실손보험 손실액까지 합산할 경우 3조원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된다.
실손보험 손실액은 ▲2018년 1조3594억원 ▲2019년 2조4774억원 ▲2020년 2조4229억원으로 꾸준히 늘어왔다. 여기에 올해 손실액이 3조원에 다다를 것으로 추정되며 업계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같은 기간 위험손해율도 131.0%로 높은 수준이다. 위험손해율이란 발생손해액을 위험보험료로 나눈 값이다. 고객이 보험사에 지급한 보험료가 100만원일 경우 보험사가 보험금으로 131만원을 지급한다는 의미다.
생·손보사를 막론하고 실손보험이 골칫거리로 자리매김한 이유다.
실손보험 손실액 증가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급여 항목에 대한 가이드라인 부재에 따라 지속해서 새로운 비급여 항목이 생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백내장 증상이 없는 고객에게도 백내장이 있다고 진단, 다초점 인공수정체 수술을 권유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료는 가입 기간마다 갱신 주기가 다르지만, 최근 기준으로 1년마다 갱신된다. 가입시기에 따라 실손보험 자체의 할증률은 차이가 있지만 피보험자의 나이, 직업 변경 등에 따라 일반적으로 보험료가 오른다"며 "최근 손해율이 너무 커져서 보험사의 부담도 높아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손보험 인상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손보험 가입자 수가 많은 만큼 자칫하면 고객에게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도 실손보험료 인상에 대해 고심이 큰 모습이다. 지난해의 경우 손보사들은 평균 21% 인상을 주장했다. 다만 금융당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10~12% 수준 인상에 그쳤다.
보험업계에서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인상률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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