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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오의 신비한 심리사전] 무의식은 없다?!

진성오 당신의마음연구소 소장

프로이트의 무의식과 잠재의식 그리고 의식의 이야기를 모르는 현대인은 이제 거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제 과학적 타당성을 따지기 전에 그것과 상관 없이 인간에게는 무의식이라는 게 있고 그 곳에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어떤 생각들이 존재한다고 여긴다. 물론, 프로이트가 제안한 무의식이란 개념은 이후의 정신분석이론의 핵심적인 씨앗 같은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이러한 설명은 아직까지도 많은 분석가와 일반인들에게 강력한 신념으로까지 작동하는 듯 하다.

 

해는 동쪽에서 뜨는가? 물론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은 사실 우리의 감각이 주는 경험을 해석하는 일종의 은유에 가깝다는 것을 이제 우리는 안다. 지구와 해가 생긴 이후 과학적으론 한 번도 동쪽에서 해가 뜬 적이 없다. 물론, 어떤 독자들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의아해 할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해가 동쪽에서 뜨지 않는다는 사실을 공론화한 댓가로 자기 목을 지불할 뻔 한 갈리레오라는 인물이 살았던 시대랑 비교할 때 지금이 얼마나 다행인지 이야기하면 해가 동쪽에서 뜬 적이 없다는 표현이 더 과학적 사실에 가깝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그래도 해가 동쪽에서 뜬다는 설명은 여전이 유용한 표현이다. 내일도 분명히 해는 동쪽에서 뜰 것이다. 그래도 된다. 그러나 우리가 우주로 나가려는 현실에 맞닥뜨리거나 아빠가 빨리 걷는데 왜 애 발걸음이 빨라지는지의 진실을 알고 싶다면 이런 표현은 은유적인 수준을 넘어서 의도와 다르게 악의적일 수도 있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설명하는 낭만을 잃을 수 있겠지만 우주로 나가는 모험을 감행하는 것이 실질적이길 바란다면 지구가 열심히 자전을 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무의식적 사고라는 말도 은유에 가깝다. 우리가 은유를 과학적 사실과 혼동할 때 우리는 여전히 태풍이 태풍의 신이 불어대는 입바람이며, 달의 변화는 큰 개가 달이라는 빵을 야금 야금 먹어들어가는 것이라고 믿어야 한다. 이러한 은유가 우리의 궁금함을 해소하고 이해라는 어떤 사실에 도달하게 하는 듯 보이게 하지만, 사실 이런 은유는 우리 뇌가 만들어내는 허구라는 사실이 뇌 과학에서 밝혀지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의식 이면의 정신 어딘가 깊은 곳에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어떤 생각이 존재하며 이 생각이 우리가 자는 동안 혹은 멍하게 있는 동안 자동항법 장치처럼 저절로 작동하여 불현듯 우리의 정신에 지혜를 가져온다고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이런 의식하지 못하는 정신이 우리의 의식 이면에 존재하며 마음 깊은 곳에서 의식이 알지 못하는 어떤 생각을 만들어내며 이러한 생각을 조금만 세심히 관찰하고 바라보면 곧 의식의 표면으로 올라와 각성하게 할 것이라고 상상한다. 그래서 이러한 상식심리학을 바탕으로 인간의 지성을 흉내 내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하기 위해 오랜 기간 시간을 허비하였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 뇌는 그렇게 세상을 이해하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정확히 뇌는-사실 한 번에 하나의 지각적 정보만 처리하며 이렇게 순차적으로 지각되는 의식적인 어떤 것들을 뇌의 다양한 영역이 관여하여 순차적으로 처리하며 지각되지 않는 것들을 우리는 절대로 그것이 어떻게 지각되었는지 그 과정은 알 수 없다는 사실까지 도달했다.

 

우리 뇌는 세상이 준 것을 지각하는 것이 아니라 뇌가 지각하고 싶은 것을 지각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즉, 우리는 세상을 해석하고 싶은 방식으로 지각하는 것이지, 세상이 준 것을 지각하고 해석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마일 마크에서 웃는 사람의 얼굴을 해석하고 방화수의 모습을 인사하는 사람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그것이 왜 그렇게 되는지에 대해 우리는 절대로 알 수 없다.

 

물 밑에 무의식이라는 빙산이 잠겨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빙산과 바다만 있을 뿐이다. 우리에게는 의식과 무의식적 과정만이 존재하지, 무의식적 생각과 의지 같은 것은 애초에 없던 것이었다. 이런 면에서 프로이트가 말한 무의식은 그냥 의식의 한 조각일 뿐이지, 진정한 무의식은 그냥 무의식적 과정일 뿐이 된다. 지각된 것 이상의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고 지각되지 않은 것이 존재한다고 해도 그것은 무의식적 과정 어딘가에 있는 것이라 진정한 의미에서 무의식이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을 지각할 수 있지만 지각한 이것을 왜 어떻게 지각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게 설계되었다. 이런 면에서 프로이트가 말한 그런 무의식은 없는 것이다. /진성오 당신의마음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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