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규정, DMZ서 민간인 군대식 복장착용 안돼
일선 장병, 선거철 정치인 방문 불편... 정치중립 의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첫안보 행보로 20일 강원도 철원 3사단 최전방 백골OP(관측소)를 찾았다. 같은날 박병석 국회의장은 같은지역에 위치한 6사단 청성OP를 방문했다. 이들은 모두 각 사단에서 제공한 기능성 방한복과 방탄헬멧, 민정경찰 완장을 착용했다.
이를 두고 군에서는 DMZ(비무장지대) 안보견학 및 평화의 길 출입을 승인하고 통제하는 '유엔군사령부의 규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우려와 함께, 군의 정치적 중립유지를 위해 정치인의 군부대방문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유엔사 규정 551-6, DMZ서 민간인 군대식 복장 안돼
지난해 7월 개정된 '유엔사 규정 551-6'의 '3-3 유엔사 DMZ 안보견학장 방문객 제한사항 d항'과 '4-3 유엔사 DMZ 평화의 길 방문객 제한사항 d항'에는 방문자의 복장을 제한하고 있다.
각항의 9호는 '사냥용 복장 등 군대식 위장무늬가 있는 옷'의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즉, 민간인인 두 정치인은 국군의 제식 위장무늬가 사용된 기능성 방한복과 방탄헬멧을 착용할 수 없다. <메트로경제>는 관련 규정에 대한 다른 해석의 여지가 있는지 유엔사측에 질의를 했지만, 기다려 달라는 답변만 받은 상황이다. 최전방 부대를 방문하는 정치인들의 군용피복 착용 선례가 많았던 만큼, 관련 규정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3사단 백골OP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예비역 장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유엔사 관련규정은 DMZ 일대를 방문한 민간인의 안전을 위해 복장을 규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DMZ 안보견학 등의 권한을 위임받아 복장에 대한 통제를 해야하는 지휘관들이 엄격한 통제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익명의 육군 간부는 "통상 DMZ 이남의 GOP 철책선 내에서는 유엔사 통제가 아닌 한국군의 자체적 통제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백골 OP를 방문했던 당시 사진을 보면, 파란색의 유엔기가 꽂혀 있다. 이는 한국군이 남방한계선을 넘어 GOP 철책을 설치했다는 의미다. 윤 후보가 방문한 백골OP는 유엔사의 통제를 받아야 하는 DMZ 지역인 것이다. 박 의장이 방문한 청성OP도 남방한계선보다 북측에 있다면, 그도 유엔사 규정 551-6을 위반한 것이 된다.
◆일선 장병, 선거철 정치인 군부대 방문 불편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인 만큼, 대선 후보들에게도 안보정책을 자문하는 군출신 인사들이 선거캠프에 합류한다. 윤 후보 캠프에는 김용우 전 육군총장이 합류했다. 이날 최전방 방문에는 3사단의 상급부대 5군단장을 지낸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춘천·철원·화천·양구을)이 동행했다. 때문에 이들이 유엔사 규정을 몰랐던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군 일각에서는 '선거철만 되면 서로 경쟁적으로 군복을 입고 전방을 방문하는 정치인들이 매우 불편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최전방수호병 출신의 예비역은 "군대는 가기 싫으면서 유행인 대한민국 육군의 영문약어가 쓰여진 ROKA(로카) 티셔츠를 입고다니는 꼴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서욱 국방부장관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2021 연말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에서 "군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가안보의 최후의 보루로서 그 역할을 다해왔다"며 "군이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지 않도록 언행에 각별하게 유의하길 당부한다"고 언급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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