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지를 보면 다양한 주제의 기사들 중 항상 언급되는 토픽들이 몇 개 있다. 대표적인 몇 개를 예로 들라면 메타버스, 비트코인 혹은 블록체인 그리고 오늘의 주제인 인공지능(AI)이다. 이렇게 경제지에 빠짐없이 언급된다는 것은 멀지 않아 위의 주제들이 우리의 삶에 핵심적이고 일상적인 비즈니스 영역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인터넷이나 바이오 사업에 초기 자본들이 몰렸듯이 말이다.
그 중 이 모든 것들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는 분야는 단연 인공지능일 것이다. 우리 일반인이 인공지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모르지만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는 이미 대중적인 용어이다. 어떤 면에서는 인공지능이란 말이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라면 전문가들은 기계학습이라는 용어를 더 선호한다.
기계 학습이란 말 그대로 기계를 학습시킨다 혹은 기계가 학습한다라는 의미인데 기계학습 기술이 발전하는 데는 사실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려는 시도가 발전의 핵심적인 원동력이었으며 특히 신경망 학습이나 딥 러닝 같은 알고리즘의 개발이 인간 뇌나 신경세포의 활동을 모방과 연관된다고 해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는 심리학적으로 언급할 핵심적인 요소가 몇 개 있다.
우선, 지능하면 만물의 영장인 인간을 제외할 수 없고 기계에게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가르치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우리는 인간의 지능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배재할 수 없다.
이러한 지능에 대해서는 다양한 정의가 가능하겠지만 간단히 지능적인 행동이라고 정리하고 이러한 지능적인 행동을 기계에게 가르친다고 상상해 보자. 지능적인 행동에는 많은 것들이 있을 것인데 인간의 지적 행동 중 대표적인 것이 언어일 것이다.
한 가지 상상을 해보자. 당신 앞에 깨끗한 모니터에 연결된 아주 성능 좋은 컴퓨터가 있고 어떤 기능이라도 당신이 알려주는 알고리즘을 가지고 수행할 수 있다고. 그리고 당신은 많은 인간의 행동 중에서 인간과 다른 영장류를 차별하도록 하는 언어에 대해 기계에게 학습시키길 바란다. 그렇다면 이를 위해서 당신은 무엇부터 할 생각인가?
필자가 당신의 생각을 예측해보겠다. 아마도 당신은 다음과 같은 단계를 수행하려 할 것이다. 첫째, 우리의 뇌 속 깊이 있는 언어학자를 찾아내서 그 내면의 언어학자의 능력을 최대한 많이 의식의 표면으로 끌어올리려고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당신은 도대체 우리가 알고 있는 언어가 어떻게 생성되고 유지되고 전달되고 이해되는지의 기본적인 원리를 밝혀내려고 애쓸 것이다.
그리고 이 방법을 찾아내게 된다면 이를 잘 정리한 다음에 우리 인간이 이해하는 방식이 아닌 컴퓨터가 이해할 수 방식으로 코딩하여서 입력하고 다음으로 새로운 언어사용과 문제해결을 위해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추론하는 알고리즘을 고안해 내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진행할 것이다. 이런 노력을 하면 당신의 작업이 충분하게 완료될 것이라고도 생각할 것이다. 어떤가, 대략 비슷하게 생각하지 않았는가?
안타까운 말이지만 이런 당신의 전략은 한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하는 로봇을 만들게 될 것이고 단순한 농담하나도 이해하지 못하는 인공지능을 만들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농담을 이해하지 못해 재미가 없는 것은 견딜 수 있겠지만 이탈리아에 가서 이탈리아 말로 '3개 주세요!'라는 음성번역을 하여 주문하면 식당 웨이터는 이 세개를 당신에게 가져다주게 되는 행운(?)을 경험할 수도 있다.
왜 이런 접근이 오류인지 뇌 과학자들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 우리가 자신의 내면에 있는 언어학자가 사용하는 언어의 원리와 문법을 못 찾아서가 아니라 우리의 뇌가 우리를 속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뇌 과학은 말한다.
지각에 대해 연구한 많은 심리학자들은 우리의 감각 자체가 일종의 거짓말임을 몇 십 년 전부터 알고 언질을 주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는 우리 뇌의 거짓말이 단순히 잘 적응하기 위한 합리적으로 적절한 거짓말이고 대부분은 진실 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거짓말에 경고를 무시하고 다시 한번 속고 지냈던 것이다.
우리의 뇌는 언어를 내면의 언어학자를 통해 처리하였던 것이 아니었다. 우리 뇌는 아주 어려서부터 환경으로부터 주어지는 다양한 언어적 상황과 발음과 어머니의 눈빛과 행동과 그리고 귀로 들리는 웅성이는 소리들을 지각 상에 한 번에 하나씩 나타나는 자극에 대한 인식과 의식적 작업을 통해서 확률론적으로 연결하여 학습하는 방식으로 말을 이해하고 주고받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것은 우리 뇌 속에 언어를 담당하는 '호문클루스'라는 작은 인간 형상의 집행관을 가정하지 않는 것과 같다. 이러한 우리의 지적 작업은 알고 보면 수조개의 신경세포 시넵스의 단순한 병렬적 연결 작업을 통해 경험적 자극의 연결을 통해서이며 그 과정을 알 수 없는 작업이었던 것이다. 모니터에 나오는 제주도가 컴퓨터 하드자체에 실제로 들어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내면에는 어떤 언어학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말을 경험이라는 입력과정을 통해 학습하고 왜 어떻게 말이 되어 지는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한 말을 인식할 뿐인 평평한 마음의 존재이다. 그리고 이 원리는 기계가 결국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심지어는 대신 작문도 해주는 인공지능으로 발전되도록 하는 핵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진성오 당신의마음연구소 소장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