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은 22사 새해 첫날 오명의 역사 이어가나...
힘든 경계환경 감안해도 초동조치 미흡...
22사 경계강화하겠다며 이례적으로 인사한 8군단장 책임론도
검은 호랑이 해의 첫날, 경계취약 부대의 대명사인 22사단에서 우리 국민이 월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2사단에서의 월북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2사단 월북사건은 모두 해안 경계지역이 아닌 내륙산간 경계지역에서 발생했다.
◆22사단, 새해 첫날부터 월북...이어지는 오명의 역사
2일 합동참모본부는 "어제(1일) 오후 9시 20분께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미상 인원 1명을 감시장비로 포착해 신병 확보 위해 작전 병력 투입해 DMZ 작전 중 해당 인원이 오후 10시 40분께 MDL을 넘어 월북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북한군 특이 동향은 없다"면서 "미상 인원에 대한 구호 차원에서 서해지구 통신선 대북 통지문 오늘 아침에 발송했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 우리 공무원이 북한에 의해 화형을 당했던 점을 염두에 둔 조치로 보여진다. 다만, 22사단의 과거 사례를 볼때 미상 인원은 22사단 복무 경험자일 가능성도 높다.
22사단 지역은 남북모두가 GOP철책을 전방으로 추진해 양측 철책 간의 거리가 짧은 편이다. 22사단은 북측으로부터의 경계뿐 만이 아니라 민간인 통제선 이남의 통제도 어려운 곳이다. 1984년 6월 26일 '국군역사상 최악의 총기사건'이라 불리는 '조준희 일병 총기난사 및 월북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22사단 56연대(현 여단) 4대대 TOC(상황실)에서는 수류탄 폭음과 아비규환의 비명소리가 보고됐다.
522GP 상황병이던 조일병이 전우들을 향해 수류탄을 투척하고, 소총을 난사한 후 북한으로 월북한 것이다. 이 사건은 다음 날 조 일병의 대남월북권유 방송을 통해 월북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조 일병을 추적하던 병력들 중 일부가 지뢰를 밟았고, 오인사격으로 사망하는 악재가 더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15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2005년에는 예하 55연대 전방 GOP 대대의 무기고가 민간인에게 탈취당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22사단을 전역한 중사와 병장으로, 부대사정에 밝았던 이들은 상황병을 속여 K2 소총 2정과 실탄 700여발·수류탄 6발 등을 탈취했다.
2009년에도 22사단 전역자인 강동림이 56연대 경계책임 구역의 철책선을 끊고, 월북했다. 군 당국은 폭행전과가 있던 강씨가 월북한 사실도 북한측이 대대적으로 알리기 직전까지 알지 못해, 사건을 은폐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왜 저주의 22사단인가...총체적 난국 풀기어려워
22사단은 경계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 해당부대 GOP를 복무한 장교들은 "저주받은 전장환경과, 과학화 경계의 맹신, 관광지 특성의 지역민원, 현 정부들어 추진되고 있는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 등이 묶인 총제적 난국"이라고 답했다.
익명의 영관 장교는 "22사단 경계책임구역은 내륙 28km, 해안 69km로 총 97km다.타 최전방 경계부대의 경계책임구역의 수배에 달한다"면서 "더욱이 빼어난 자연경관으로 인해 민통선 이북의 통일전망대, 비무장지대 평화의 길 등 관광지가 산재해 있어 장병들의 경계임무가 유독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익명의 부사관은 "22사단 일대에는 에전부터 양간지풍(襄杆之風)과 통고지설(通高之雪)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영동지방의 푄현상에 의해 발생한 강한 바람과 많은 눈이 장병들을 괴롭힌다"면서 "군 당국은 병력감축 효과 등을 내세워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맹신하듯 칭송했지만, 이런 기후환경은 장비오동작을 불러 일으킨다. 더욱이 중국제 부품이 사용되면 신뢰성은 더 떨어진다"고 말했다.
22사단이 속한 8군단은 '장군의 무덤'이라고 불린다. 더욱이 병력감축과 맞물려 군단이 해체되면 22사단의 경계부담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여진다. 2010년 귀순자 완전작전과 2018년 귀순자 유도작전을 빼면 ▲2012년 귀순자 노크귀순 사건 ▲2014년 임병장 총기난사 사건 ▲2017년 최전방 음주파티 사건 ▲2020년 북한주민 철책훼손 귀순사건 ▲2021년 해안초소 오리발 월책사건 등 경계관련 사고가 줄기차게 이어져 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군 당국은 이례적으로 53사단장과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까지 마친 여운태 육군3사관학교장을 지난해 8월 22사단장직에 보직시켰고, 불과 4개월 만에 22사단의 상급부대인 8군단장에 앉히며 중장으로 진급시켰다.
일각에서는 22사단의 경계 취약성을 감안하더라도 여 중장의 진급에 일부 논란이 있었던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한 만큼, 그가 경계실폐의 책임을 져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3m가 넘는 철책선과 상단의 Y자형 저지구조물을 사람이 절단하지 않고 단숨에 뛰어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미상 인원은 철책선 하단의 침투저지봉 보다 더 깊은 깊이로 땅을 파고 넘어갔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즉, 상단 시간 동안 경계인원들이 월북행동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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