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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특징주

"오스템임플란트, 예견된 참사…단독범행 아닐수도"

지난 5일 직원 이 모씨 경기도 파주서 체포
오스템임플란트, 2014년에도 횡령 혐의로 거래 정지
현금 1880억원 보유?…"단독범행 쉽지 않다"

오스템임플란트 CI.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에 대해 '예견된 참사'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제품개발, 글로벌 영업망 확장 등을 이유로 영업조직을 대폭 키운 반면, 재무·회계 관리 등 내부통제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다. 또 직원 한 명이 단기간에 188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출금한 점, 그만큼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존재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단독범행이 아닐 것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6일 경찰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스템임플란트 재무관리팀장으로 알려진 직원 이 모씨가 경기도 파주시의 다세대주택에서 체포됐다. 이 건물은 지난 2016년부터 이 모씨가 소유하다 지난달 말 부인에게 증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모씨의 가족들은 "독자적 횡령이 아닌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허점 파악해 범죄 계획"

 

지난 2014년에도 오스템임플란트는 횡령 혐의로 주식 거래 정지를 당한 바 있다. 이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등 회계 문제가 반복됐다는 지적이다.

 

2014년 당시 대표이사였던 최규옥 현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은 횡령액 9000만원, 배임액 97억원을 이유로 기소됐다. 치과의사들에게 수십억원대의 뒷돈을 주고, 중고 치과의료기기를 새 제품인 것 처럼 재포장해 판매하면서 취한 이득을 횡령했다는 혐의다. 그는 지난해 3분기 기준 회사의 지분 20.61%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지난해 8월에는 2건의 공시 번복을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인적분할 형식의 회사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에 나섰다가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총 2400만원의 공시위반제재금을 부과받았다.

 

또 내부감사 인력도 2019년 초 22명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11명으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스템인플란트는 대주주 때부터 도덕적 해이나 거버넌스 문제가 여러 차례 불거졌던 회사다. 이런 회사의 허점을 파악해 범죄를 계획했을 것"이라며 "12월 말 회계법인 감사를 받기 전에 돈을 빼서 쓰다가 결산 기간 전에 채워 넣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감사 공백기를 노린 악질 범행"이라고 말했다.

 

◆1880억원대 횡령, 단독범행 가능한가?

 

회사 측의 입장과는 달리 개인의 단독범행이 아닐 것이란 의혹도 나오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단기금융상품이 아닌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이 자사주 담보대출로 타사에 투자해 회사에 직접적인 손실을 끼치는 등 일반적이지 않은 행보를 보이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9월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오스템임플란트가 보유한 유동자산 대비 현금 및 현금성자산 비중은 42.8%로 집계됐다. 유동자산 대비 단기금융상품의 비중은 6.4%다.

 

같은 기간 다른 임플란트 회사들의 유동자산 대비 현금 및 현금성자산 비중을 살펴보면 ▲덴티움 25.9% ▲네오바이오텍 21.2% ▲디오 14.5% ▲덴티스 13.4% ▲메가젠임플란트 13.1% 등의 순이다. 통상 10~20%대를 유지하는 데 비해 오스템임플란트는 두배에 달하는 비중을 보유하고 있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횡령금액이 1880억원이란 말은 회사 통장에 그 규모의 금액이 들어있어야 가능하다"며 "단기금융상품도 아니고 현금을 그대로 1800억원대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이상하다"고 말했다.

 

또 회사 측의 주장대로 자금 담당 직원 한명이 잔액증명서를 위조해 횡령을 저질렀다해도 잔액증명서, 금융기관 제출용 공문서, 기타 금융처리문서 등을 모두 위조한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내부감사인과 회계법인이 해당 문서를 모두 공유하기 때문이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단독범행이 쉽지 않다. 이 정도 규모의 회사는 매일 자금일보를 만들어 결제를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매일 자금일보를 올리고 잔고증명서를 첨부하는 형식인데 이 과정에서 회사가 몰랐다는 것도 우스운 상황"이라며 "자금을 개인계좌로 옮겼다고 하는데 자금 이동과정에서도 내부통제가 제대로 된 회사라면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 등 인증 시스템을 자금관리부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분리해서 가지고 있어야 정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은행 입장에서도 기업계좌에서 주 거래처가 아닌 개인 계좌로 1880억원이 왔다갔다하는 게 분명 포착됐을 것"이라며 "은행 지점장이나 CFO 도움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자사주를 담보로 1100억원을 대출해 주식 투자를 한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의 투자 내역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회장은 코스닥 상장사인 APS홀딩스 155만8039주, 한스바이오메드 18만7000주 등을 보유하고 있다. APS홀딩스의 경우 7.64%까지 지분을 늘려 3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은 최 회장이 자사주를 담보로 증권사들에서 빌린 1100억원의 만기 상환일이 차례로 다가와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리스크가 높아지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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