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가 목전으로 다가오자 기존 LG화학 주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모회사 디스카운트'가 가장 큰 이유다. 배터리 사업의 미래 가치를 보고 LG화학에 투자했으나, 사업 핵심 부문만 빼내 자회사로 별도 상장하면서다.
인적분할의 경우 기존 주주도 신설 법인의 지분을 받을 수 있다. 물적분할은 기존 회사가 새 회사를 100% 자회사로 만드는 방식으로 기존 주주들은 신설 법인 주식을 하나도 받을 수 없다. 대주주는 신설 회사의 지배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반면, 소액주주들은 주주 가치가 희석돼 손실이 불가피하다.
LG에너지솔루션 뿐만이 아니다. 이마트에서 온라인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SSG닷컴,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SK온, 만도가 자율주행사업부를 물적분할한 HL클레무드 등이 있다. 최근 씨제이이엔엠(CJ ENM)과 엔에이치엔(NHN)도 각각 제작부문와 클라우드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설 법인들은 IPO를 통해 증시 상장 코스를 밟는다.
기업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손 안대고 코풀기'다.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100% 소유할 수 있으며, 회사의 핵심 사업부문을 내세운 만큼 공모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다. 지난 2년간 국내 증시에 막대한 유동성이 흘러들어오자 물적분할 후 상장 과정을 거쳐 미래 먹거리에 필요한 사업 자금을 빨아들이는 셈이다.
지난 6일 서울대 경영학과 이관휘 교수는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모자회사 쪼개기 상장과 소액주주 보호-자회사 물적분할 동시 상장 이대로 좋은가' 주제 토론회에 참석해 "물적분할 후 재상장 문제의 핵심은 최대 주주의 지배권과 일반 주주 주권이 충돌한다는 것"이라며 "최대 주주의 주식을 황금주로 만드는 데 일반 주주 자금이 이용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가장 큰 문제는 물적분할의 목적이 오로지 IPO를 통한 사업 자금 조달이라는 점이다. 구주매출보다는 신주모집 비중이 높아 자회사로만 현금 유입이 이뤄진다. 모회사 주주의 권리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방법이다. 이 같은 경영진의 후진적인 의사결정은 '모회사 디스카운트'를 넘어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이어진다. 기업의 신뢰도 향상과 장기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 개인투자자의 주주권에 대해서도 고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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