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이 식품을 구매하는 패턴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내식이 일상화되면서 가격이 비싸더라도 좋은 원료와 조리법을 사용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과 동시에 지난해부터 상승한 물가 탓에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PB 제품 구매도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가정간편식(HMR) 구매 빈도가 크게 늘었다. HMR은 단순히 한끼를 때우는 인스턴트 개념을 뛰어넘어 점차 다양화, 고급화되고 있다. 식품 기업 외에 유명 맛집과 호텔 등도 나서서 프리미엄 간편식을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자 식품업계는 기존과 차별화된 프리미엄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프리미엄 냉동만두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냉동만두 시장은 CJ제일제당이 '비비고'를 앞세워 47.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위는 풀무원이 13.7%, 3위는 해태가 12.5%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비비고 아성에 대적하기 위해 풀무원과 해태는 냉동만두의 고급화 전략을 세웠다. 풀무원은 지난해'얇은피 꽉찬속 만두'의 후속작으로 풍부한 속재료를 0.7㎜의 얇은 만두피가 세모 모양으로 감싼 프리미엄 냉동만두 '얇은피 꽉찬 세모만두'(세모 얄피만두)를 출시했다. 해태제과는 지난해 고향만두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명가 고향만두'를 론칭하고, 고기만두와 김치만두 등 2종을 출시했다. 기존 고향만두로 가성비 시장, 신제품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오뚜기와 롯데푸드는 식감과 육즙이 살아있는 'X.O만두'와 'Chefood 고기통교자'를 각각 출시하며 냉동만두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식품업계가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에게 소비를 아끼지 않는 MZ세대의 성향도 반영됐다.
제과업계도 기존 가격을 뛰어넘는 프리미엄 제과 상품을 내놨다.
농심은 지난해 '새우깡 탄생 50주년'을 맞아 '새우깡 블랙'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새우 함량을 2배로 늘리고 이탈리아산 블랙 트러플을 넣어 기존 제품보다 700원 가량 비싸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해당 제품은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새우깡 블랙은 출시 2주 만에 220만 봉 판매고를 기록했다. 출시 6주 만에 500만봉이 팔렸다.
종합식품기업으로 변신한 하림은 프리미엄 즉석밥과 라면으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하림은 지난해 'The미식 장인라면'을 출시하며, 봉지라면 가격으로 2200원, 컵라면은 2800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하림은 장인라면을 출시하면서 기존 제품 대비 차별화한 원재료를 사용해 제품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가격이 기존 제품 대비 비싸더라도 좋은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소비자를 정조준했다. 이에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봉을 돌파했다. 즉석밥의 경우 개당 2100원으로 산도조절제와 보존제 등 첨가물을 넣지 않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식품업계가 프리미엄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는 반면, 대형마트 업계는 가성비를 내세운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지는 물가 상승에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형마트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한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대표 PB 피코크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0% 가량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1월부터 지난해 12월 26일까지 PB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6.9% 늘었다. 특히 라면, 우유, 생수 등 필수상품 등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라면은 100% 성장했고 우유, 생수는 31.5%, 15.2% 늘었다.
이마트는 식품 PB 피코크 상품의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 밀 혁신부문을 신설하고 푸드이노베이션센터를 만들어 PB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GS프레시몰에 따르면 지난해 '순백목장우유' '순백목장 동물복지 요거트' 등 2종이 우유, 요거트 카테고리 내 매출 1위에 올랐다. 순백목장 우유와 요거트는 각각 지난해 6월, 9월 론칭한 것으로 기존 1위 상품이었던 덴마크데니쉬우유, 액티비아딸기와 월 매출 격차를 최대 2.5배, 5.3배까지 벌렸다. 두 상품 모두 프리미엄급 상품이지만 각각 3780원, 3980원으로 일반 상품보다 20% 이상 저렴하다.
GS프레시몰은 품질, 가격 경쟁력을 갖춘 PB상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PB상품 매출이 가파른 성장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식품 소비 패턴에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프리미엄 식품과 가성비 제품 모두 잘팔리고 있으며 최근 PB제품은 가격 뿐 아니라 맛과 품질 면에서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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