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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장병 대민지원 이대로 괜찮나? 지자체 요구에 휩쓸리는軍

102기갑여단 속초시 요청에 개인집 앞 인도의 눈치워
일부 지자체의 무리한 대민지원 요청에 선그을 필요

윗열 왼쪽부터 아랫열 왼쪽까지 육군이 지난해 26일 공식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102기갑여단의 대민지원활동. 주민 개인이 치워야 할 주택가 앞 인도의 눈을 군인들이 치우고 있다. 육군의 홍보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시민들과 강원도 속초시의 입장. 편집=문형철 기자

군 장병의 대민지원 범위는 어디까지여야 할까. 지난해 12월 26일 육군은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102기갑여단의 대민지원 활동을 홍보하다가 역풍을 맞았다. 이 홍보물에는 약1100여개의 댓글이 달리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렇지만 댓글의 대다수는 장병의 노동력을 과도하게 대민지원으로 내몰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시민들로부터 나쁜 반응이 나오자 육군은 102여단이 강원도 속초시에서 대민지원 활동으로 펼친 제설작업은 '생존을 위한 작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군 안팎에서는 '군 당국이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과도한 대민지원 요청에 휘둘리고 있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102여단, 왜 개인 집 차고와 인도의 눈을 치웠나

 

10일 본지는 102기갑여단의 대민지원과 관련된 민원에 대한 속초시의 답변서를 입수했다. 속초시에 해당민원을 보낸 제보자로부터 얻은 이 답변서에 따르면 속초시는 "동별 인구규모와 면적 및 군부대 지원가능병력(연인원 260명)을 고려해, 군부대와 사전협의를 통해 '주택밀집단지'의 인도변. 통행로 및 버스정류장 폭설취약지역을 우선으로 선정해 제설작업을 진행했다"고 답변했다.

 

육군이 밝힌 보급선 확보 등 생존을 위한 작전과는 거리가 있는 구역이다. 육군이 공식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대민지원 활동 사진에는 '국가유공자' 및 '독거노인'등 도움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를 돕는 모습도 있었지만, 대로변 빌라건물 차고 앞과 인도에 쌓인 눈을 치우는 모습이 더 많았다. 눈이 많이 내리는 영동지역의 특성상,공무원들도 제설에 앞장서기도 한다. 그렇지만 군인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제설작전을 펼쳐야 하는 군 보급로와 기동로 및 주요거점 등은 제설장비의 지원이 어려운 곳이 많다. 때문에 군 장병들이 주민들의 집앞까지 눈을 치워주는 대민지원에 나서는 것은 무리가 있다.

 

102기갑여단과 같이 8군단 소속인 22사단의 경우는 102여단 보다 대민지원의 부담이 덜한 것으로 보여진다. 22사단 출신의 예비역 장교와 병은 "눈이 많은 영동지역에서 복무했지만, 주요 거점 등의 기동로 및 보급선의 제설작업도 고된 일이라, 102여단과 같은 대민지원에 나선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자체의 과도한 민원요청, 장병 노동력 착취

 

익명의 육군 현역장교는 "마치 장병들의 의지가 박약해 대민지원을 거부하려한다는 인상을 주는 보도도 읽었다"면서도 "비현실적 급여와 충분한 지원도 없이 대민지원에 군인을 내모는 것은 장병의 노동력착취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설작업에 동원된 장병들에 대한 예산집행과 지원을 묻는 민원인의 질의에 대해 속초시는 "주민센터에 상시 활용가능한 제설도구(삽, 장갑 및 핫팩 등)를 비치 중이며, 기존 보유량 내에서 군부대 지원병력 수에 맞춰 적정하게 지원했다"면서 "제설작업 지원기간(2021년 12월 26일(일요일)~28일(화요일)) 예산범위에서 샌드위치·우유·김밥 등 각종 간식을 제공했다"고 답했다. 그렇지만, 영동지역 폭설을 보도한 복수의 매체들은 해당 주민들도 제설작업에 나서면서 눈삽 등의 파손이 많아 어려움을 겪었다는 내용을 전했다. 이런 점을 볼 때 장병들에게 충분한 지원을 했다고 밝힌 속초시의 주장은 사실과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익명의 영관 장교는 "최근들어 지방자치단체의 과도한 민원요청에 군이 쉽게 휘둘리는 경향이 많다"면서 "전방사단의 경우 민군상생의 논리에 휘말리고, 후방 지역방위사단은 부족한 예비군예산을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육성지원금에 의존해 눈치를 본다"고 말했다. 이 장교는 "지방자치단체의 대민지원의 요청이 과거처럼 어려운 이웃보다, 시각적 효과가 나는 인구밀집지역으로 바뀌어 가는 경향이 있다"면서 "일부 부대는 태풍으로 어지럽혀진 아파트단지의 청소마저도 장병을 투입하는 것은 깊게 생각해 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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