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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이수준의 부동산수첩] 부실시공으로 인한 부동산시장의 변화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얼마 전 건설업계에 경종을 울린 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붕괴 사고는 공동주택의 분양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것으로 예상된다.

 

눈 여겨 볼 점은 사고 직후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 내용이었다. 초기 보도는 마치 주요 구조부가 아닌 외벽 붕괴 사고인 것처럼 다루었고 일부 건설 전문가, 소방 구조 전문가들은 전면철거가 아닌 안전진단 후 보수공사 등의 의견을 냈다. 즉, 드러내놓고 시공사를 감싸지는 않았으나 건물완전철거 만큼은 일단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실종자 구조나 시신수습이 채 이루어지기도 전에 시공사의 금전적 손해정도를 우선시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 뿐 아니라 불과 몇 달전에 같은 업체의 철거 사고 때도 그랬듯 눈치보기로만 일관하는 증권사, 해당 업체로부터 수익에 영향을 받는 투자은행(IB)까지 부동산, 건설, 금융 등 관련분야에 두루 엮여있는 이권들의 보이지 않는 연대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 여론이 악화되면서 실종자 구조와 시공사를 엄단하는 방향으로 정리되기는 했으나, 이 같은 대형사고를 둘러싸고도 서로의 잠재적 협력관계를 인식하는 서글픈 현실을 볼 수 있었다.

 

과거 심각한 부실공사를 저지른 회사들은 결국 퇴출 수순을 밟았지만, 건설업계에 흔히 발생하는, 그러나 사회적 이슈는 되지 못하는 크고 작은 부실공사들은 어땠을까. 특히 주거용 건물의 잦은 하자들은 큰 인명피해가 없는 한, 어떻게든 책임기간을 경과하거나 마지못해 보수공사를 하는 식으로 무마시키는 경우도 많다. 건설사로서 철두철미한 사명보다는 수주에만 치중하고, 하도급에 재하도급을 통해 이익은 추구하되 관리에는 안일한 예전 사업방식이 그대로인 것이다.

 

한국 건설업체의 하자율이 해외 업체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소비자의 눈높이가 예전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최근 주택가격 상승과 맞물려 소비자들의 법적·기술적 지식도 누적되었고, 권리주장의 방식도 체계화되었다. 무엇보다 일개 집주인이 아닌 공동주택의 입주민 연합 등으로 세력이 크게 성장해가고,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제도강화도 건설사를 압박하고 있다.

 

이는 곧 집값으로도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지가상승과 더불어 건축비, 안전관리비 등의 상승이 분양가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 제한적으로 시행되는 후분양제도가 품질인증의 수단으로 점차 확대된다면 그나마 신축 집값을 누르고 있는 분양가 상한제가 힘을 잃을 수도 있다. 후분양제도를 위한 개발금융은 집값상승을 선반영할 것이고, 거기에 투자자들이 숟가락을 꽂으니 이익이 더 필요하고, 마땅히 해야 할 안전, 품질시공을 또 보증하기 위한 추가비용이 들고, 이리저리 치이더라도 건설사의 기존 영업이익만큼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이 모든 비용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돌아온다.

 

재건축, 재개발 조합이나 예비입주자모임 등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어디까지나 전문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의 집합이다. 그리고 행정 규제와 분담금, 기반시설, 향후 집값상승 여부에 촉각을 기울일 뿐이다. 정작 중요한 부실시공 등에서 대형 건설사와 대등한 협상를 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고취시킬 필요가 있다.

 

아무래도 건설사의 규모와 세력이 커질수록 외부기관, 제3자 감리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게 마련이고 이들 모두는 결국 한 식구들이나 마찬가지다. 규제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보다는 건축주인 조합 등의 주도로 외부 건설전문가 등과 자문계약을 맺거나 조합원들 중 전문인력들의 의견을 중용하여 감시체계를 다원화하는 방향, 즉 집주인이 직접 선도하고 참여하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90년대 이전에 건설된 아파트들의 수명은 30여년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 지어지는 집들은 부수기 위해 짓는 것이 아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법규가 강화되는 만큼 50년, 100년 이상을 바라보고 집을 짓는 시대이다. 즉, 부동산이 대형화, 집약화되는 만큼 일반시민인 건축주들도 시공 완성도에 직접 참여해야만 하는 민주적인 재개발, 재건축으로의 개선과정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준 로이에 아시아컨설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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