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의 육사 안동 이전 공약, 실익이 있을까
尹의 학군 복무기간 24개월 단축,장교 전문성은?
[메트로신문] 대통령 선거가 끝나기 전까지, 국방안보와 관련된 각 당 대통령 후보들의 발언과 행동에 쓴소리를 하는 코너를 이어갈까 합니다. 국정에서 국방안보가 제일 중요하다고 합니다. 나라의 존위가 흔들리면, 경제와 교육은 쓰러지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문민정부의 대통령은 폭력을 능숙히 쓸 줄 알아야하는 군의 통수권자이기에 시민의 권리로 쓴소리를 전하려 합니다. <편집자 주>편집자>
일국의 장교를 만드는 교육은 100년지 대계와 같습니다. 눈 앞의 이익에 흔들려서는 나라를 지키는 기간(基幹)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을 군의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잊어서는 안됩니다만, 최근 여·야 대통령 후보들께서는 이 부분을 잊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군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李후보 "육사를 고향 안동으로 옮기겠다" 효용성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지난 1일 경북 안동시 임청각에서 육군사관학교의 안동시 이전을 공약으로 걸었습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육군사관학교를 안동으로 이전하겠다"면서 "수도권에 있던 국방대학교가 충남 논산으로 이전"한 바 있는 만큼, "육군사관학교 역시 서울에 있어야 할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대학교의 논산시 이전과 관련해, 군 안팎에서는 학술역량이 과거 서울 캠퍼스 시절보다 줄어들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교통 등 학업을 지원해 줄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민간지원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됐다는 것이죠.
국방대학은 지역상생을 이유로 62년 간의 서울캠퍼스를 접고 지난 2017년 9월 26일 논산캠퍼스에서 이전식을 올렸지만, 상당한 진통을 겪었습니다. 국방대 이전시 도로 등 기반시설 조성비 1500억여원 중 국·도비, 민간자본을 제외한 논산시 부담액은 210억여원이었습니다. 논산 지역 농산물 이용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외친 사업이었지만, 이전계획이 윤곽을 나타낸 2010년도 당시 논산시의 재정자립도는 18.9%에 불과했습니다. 국방대 학생들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교육인프라 지원은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육군사관학교의 이전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언급이 된바 있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집값 안정화를 위해 육군사관학교와 태릉골프장을 택지로 개발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에 몇몇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신들의 지역으로 이전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군과 지역사회 발전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입니다.
육군사관학교는 서울의 동북부를 막는 요충지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은 북한군의 공격을 육탄으로 맞서 싸웠습니다. 불암산 호랑이라 불리던 그들은 유격전을 통해 북한군의 남침을 최대한 지연시켰습니다. 남양주, 구리, 하남, 강남으로 이어지는 주요한 목을 지키는 육군사관학교 부지는 유사시 적의 침투활동을 저지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사관생도들의 우수 민간대학생과의 교류를 위해서라도 육사의 이전은 상당히 신중해야 합니다.
◆尹 후보, 장교의 전문성 생각해야...학군만 28개월서 24개월 단축?
학내에서 통제된 훈육을 받는 사관생도들이 안동 일대에서 소비를 촉진할까요. 소비촉진을 위해 주말 외출·외박을 각자의 고향에서 보내왔던 사관생도들의 기본권이 제한될 수도 있습니다. 경북도에는 이미 영천시에 육군 제3사관학교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1개 도에 두 곳의 사관학교가 위치한다는 것도 과도한 소요입니다.
이번에는 윤석열 국민의 힘 대통령 후보께 제안합니다. 윤 호보는 '강력한 국방'을 강조해 왔습니다. 강력한 국방을 위해서는 무기도 좋아야겠지만, 무기를 다루는 사람의 전문성도 중요합니다. 육군 기준으로 18개월로 줄어든 병 의무기간이 장교지원의 저하를 불러일으킨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이것이 전부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장교라는 경력이 존중받고 사회를 이끌어 가는 엘리트라는 인식이 사라진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병 복무기간의 단축은 반대로 병을 지휘하는 장교 및 부사관에게 더 높은 전문성을 요구하게 됩니다. 학군장교(ROTC)의 28개월 복무도 장교로서 전문성을 기르기에는 부족한 기간입니다. 초급장교의 다수를 차지하는 학군장교만 대한민국의 장교가 아닙니다. 장교 양성교육 4개월을 제외하고 3년을 복무해야하는 육군 학사장교와 간부사관도 있습니다. 육군 학사장교는 같은 해 임관하더라도 타 출신보다 후배대접을 받고, 훈련기간은 호봉산정에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장교의 전문성과 타 출신과의 공평성도 고민해야 합니다. 눈 앞에 보이는 표를 위해, 일국의 장교 양성을 '단세포'처럼 생각하지 않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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