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설 당일 이집트와의 2조원대 K9 자주포 수출계약이 체결된 것을 두고 '빈손 귀국'이라는 비판도 감수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빈손 전략'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36)'을 통해 "대통령의 결단에는 진심과 정성을 다했다는 자신감과, 이집트가 그것을 알아줄 것이라는 굳은 믿음이 바탕에 깔려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의 아중동 순방 귀국 직전부터 '하필 이 시기에 중동을 가야 하는가'라는 정치권의 비판 논평부터 '빈손 귀국', '외유 외교' 등 일부 언론의 비판을 언급하며 "소통수석인 나는 (언론에) 원론적인 답변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의 아중동 순방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순방 계기에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이번 순방 기간에 꼭 계약을 한다고 확정 발표한 것도 아니다. 대통령의 순방으로 그 계약 협상이 더 속도를 내고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계기가 됐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며 "외교란 그렇게 이어져 왔고 또 그렇게 앞으로 이어져 대한민국의 국익이 되는 것이니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다음 정부의 성과를 미리 계약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박 수석은 "언론으로서는 기사에 반영하기가 어려운 하나마나한 답변이었다"며 "그렇다고 이집트와의 약속이 있는데 우리가 답답하다고 후속 협상의 상황을 이야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어떤 비난과 모욕도 견딜 수밖에는 없었다"며 "그래도 속으로는 '곧 계약이 될 텐데 그때는 뭐라고 할지 두고보자'라는 묘한 감정이 들기도 했고 하루하루 이집트로부터 낭보가 날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박 수석은 이 과정에서 순방 후 3일간의 재택근무를 마친 문 대통령이 업무에 복귀한 첫 날, K9 자주포 이집트 수출 계약과 관련된 문 대통령과의 대화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어쨌든 우리는 이집트 측에 진심을 다해 설명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성을 우리 협상안에 제시했으니 이집트 측이 잘 이해했을 것이라고 본다"며 "그리고 이참에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제는 이런 수출에 정부의 역할이 점점 더 커져 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기업의 투자와 노력이 큰 것은 당연하고 크게 치하할 일입니다만, 이제는 수출 상대국의 조건과 요구가 산업협력과 기술이전, 그리고 금융지원까지 다양하고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정부가 범부처 차원에서 기업을 뒷받침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거기에 수출과 직접 관련이 없는 부처들까지 망라되어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정부를 독려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 점을 꼭 명심하기를 바란다"며 "이번에 이집트 측에서도 한국의 대통령이 우리 기업과 협의하고 설득해 제시한 최종의 윈윈 조건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 수석은 "2022년 2월 1일 설날 저녁, 드디어 이집트에서 2조원 대의 K9 자주포 수출 계약 소식이 날아왔고 국민께 기쁜 설날 선물을 드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대통령의 지시가 없었다면 아마 순방 중에 계약은 쉽게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라며 "물론, 대통령의 순방 성과를 위해 기업은 훨씬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했을 것이 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집트 순방 당시 현지에서 방사청장에게 "순방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협상하지 말고, 양국 관계가 건설적으로 발전하도록 건전한 협상을 해 달라"고 지시한 바 있다.
박 수석은 "대통령은 기업의 손해보다 차라리 '빈손 귀국'이라는 비판을 택했고 그 선택은 기업과 대한민국의 국익이 돼 당당하게 귀국했다"며 "대통령 귀국 후에도 현지에 남아 실무 협의를 계속한 기업과 도착하자마자 바로 다음 날에 다시 사막으로 날아간 방사청장 등 정부, '빈손 귀국'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끝까지 협상팀의 협상력을 지켜 준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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