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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어수선하軍]부끄러운 줄 알아야지...용사드립 멈춰~!

군수뇌부들 무슨 생각? 샤머니즘 주술로 군이 바뀌나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비상근복무 예비군과 군사문화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그림=문형철 기자

진정한 용기는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아는 것에서 태어난다.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모르고 떠드는 용기는 '파렴치(破廉恥)'와 '만용(蠻勇)'일 뿐이다. 육군은 제대로 된 훈련에 대한 고민도 않으면서 '용기'와 '용사'라는 단어를 남발한다. 고귀한 단어의 가치와 의미는 '인플레이션'을 타고 하락하게 될 것이다.

 

국방일보는 지난 4일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자주포 사용설명서를 만화로 쉽게 그려낸 전역한 육군 병장의 미담 사례를 소개했다. 사실 2차대전 미군을 비롯해 많은 나라가 오래전에 도입한 만화설명서다. 군 당국도 못 한 것을 전역병이 나선 것이니, 사실 부끄러운 이야기 아닌가.

 

국방일보는 이 고마운 전역 병장을 '용사(勇士)'라고 지칭했다. 용사의 사전적 의미는 용감한 군사다. 군에 공헌한 장병의 공헌에는 감사할 따름이다.

 

그렇지만, 전장 또는 위기의 현장에서 자신의 안전을 뒤로하고 뛰어든 것이 아니기에 용사라는 호칭은 지나치다는 시선이 많았다.

 

용사는 군인사법과 국군조직법에는 존재하지 않는 군인의 신분이다. 군인의 신분은 '장교', '준사관', '부사관', '병'으로 규정된다. 언론에서 쉬이 사용하는 '병사(兵士)' 또는 '士兵(사병)'이라는 용어도 잘못된 호칭이다. 이는 병과 부사관을 '엔리스티드(Enlisted)'로 묶은 미국식 개념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잘못된 단어와 호칭이 만연해 있다. 군 조직의 기본판을 무당의 샤머니즘 주문으로 스스로 깨고 있는 꼴이다.

 

다시 용사 이야기로 돌아간다. 용사는 육군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 보니 2014년 11월 한국일보가 육군이 일본식 단계별 병 계급명칭을 통합하는 개념으로 '용사'를 도입한다는 보도가 눈에 들어왔다. 1944년 8월부터 일본육군 해체까지 사용된 병 계급은 이등병, 일등병, 상등병, 병장이었다.

 

그렇다면 창군 당시의 계급체계로 돌리는 것이 타당하다. 창군 당시 육군의 병 및 하사관의 계급체계는 이병(계급장 없음)-일병-하사-이등중사-일등중사-이등상사-일등상사-특무상사였다. '세계 최강의 등뼈'라 불리는 미군 부사관의 체계와 닮았다.

 

병 복무기간도 18개월로 줄었다. 미 육군처럼 분대장 교육을 받은 우수요원만 하사 이상으로 호칭하는 것이 '정병강군(精兵强軍)'으로 가는 개념적립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싸우고 이기는 훈련에 통달한 군대에서 용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 아니겠나.

 

국방일보는 국방부의 관용지이기에 육군이 요청해 기사화하는 내용을 여과 없이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육군만이 주장하는 호칭을 육·해·공군, 해병대 장병들이 모두 읽는 국방일보와 국방TV 등에 무비판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잘못이다. 오래전부터 많은 이들이 이 문제를 국방부와 육군에 질의했지만, 주술에 빠진 수뇌부는 주술에서 깨기 싫은 것 같다. 최근 육군훈련소는 훈련병의 흡연과 휴대전화 사용을 훈련병 인권이란 차원에서 허용하겠다고 한다. 장교 교육생도 양성기간 중 일정기간 동안 흡연과 휴대전화 사용이 제한된다. 괴롭히기 위함이 아니라, 군인이라는 신분전환 과정과 기본이 되는 인내심을 기르는 훈련적 차원이다. 코로나19로 축약된 신병교육이 된지 오래다. 육군이 거꾸로 뒤집힌 곤뇽이 되서는 안된다. 귀한 대한민국 청년들이 '용사(用使)'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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