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 재료인 웨이퍼 공급난 우려가 나온다. 주요 웨이퍼 공급 업체가 한동안 '매진'을 선언하면서다. 일각에서는 비메모리에 이어 메모리 공급난으로 번질 수 있다는 공포도 제기됐다.
그러나 국내 관련 업계는 크게 게의치 않는 분위기다. 장기 계약을 통해 일찌감치 물량을 확보했기 때문. 오히려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진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다가, 가격 인상에 따른 또다른 슈퍼 사이클 기대감도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섬코는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2026년까지 300mm 웨이퍼 공급 계약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같은 일본 신에츠 역시 비슷한 내용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설비 증설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가 투자 비용 부담과 원자재 가격 인상 등에 따른 문제로 해석된다. 대만 글로벌 웨이퍼스가 독일 실트로닉 인수에 실패하고 대규모 증설 계획을 밝히긴 했지만, 실제 생산을 시작하기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반도체 공급난이 비메모리에 이어 메모리 업계로도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보였다. 비메모리 공급난이 완화하면서 메모리 수요도 다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공급을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이유다.
그러나 반도체 업계는 웨이퍼 공급 부족이 메모리 생산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웨이퍼가 핵심 소재인 만큼 3년 이상 장기 계약을 통해 미리 물량을 확보해두기 때문이다.
수요가 늘어나더라도 추가로 웨이퍼를 공급받기도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미 생산 라인이 '풀가동'하고 있는 만큼, 웨이퍼를 더 확보한다고 사용하지도 못한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웨이퍼는 중요한 원자재라 일찌감치 물량을 확보해 공급이 부족해지더라도 생산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생산 라인이 이미 풀가동 중이라 웨이퍼를 추가로 확보하는 의미도 없다"고 말했다.
웨이퍼 공급난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반도체 가격이 자연스럽게 오르면서 새로운 '슈퍼 사이클'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슈퍼 사이클에서는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게 관건. 국내 업계가 '진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라는 얘기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메모리 부문 생산성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생산성을 높이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인 미세공정 분야에서는 지난해 14나노 양산에 이어 13나노 개발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마이크론에 '세계 최초' 타이틀을 뺏기기는 했지만, 마이크론과 달리 EUV 공정을 성공적으로 적용한 만큼 초미세공정에서는 다시 앞서갈 가능성이 높다.
문제가 있는 웨이퍼를 재생하는 방법도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방법 중 하나다. 웨이퍼 재생은 수율이 낮거나 불량인 웨이퍼를 재처리해 다시 사용하는 기술로, 국내 업계는 이 분야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웨이퍼 생산성 제고 뿐 아니라 폐기를 줄이면서 '넷제로 경영'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메모리 뿐 아니다. 국내 유일한 웨이퍼 기업인 SK실트론도 웨이퍼 공급난이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며,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보였다.
SK실트론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들이 대부분 3년에서 5년 가량 장기계약을 맺기 때문에 공급난을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웨이퍼가 공급난을 겪게 된다면 단기 계약 분에 대해서는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일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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