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기록하는 마음
이수정 지음/메디치미디어
이슬람 연구자인 저자는 원래 국내 모스크 건축 양식의 특징을 정리하는 논문을 쓰려 했다. 모스크라는 공간을 살펴보기 위해 발길 닿는 대로 돌아다니던 그는 그곳에 '사람이 있었음'을 깨닫는다. "누군가는 한국의 무슬림을 기록해야 할 것 같다"는 사명감으로 저자는 모스크가 아닌 사람의 삶을 써 내려가기로 결심한다. 책은 '우리는 왜 이방인을 무서워하고 이들을 거부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왜 이들이 여기에 살고 있는가'가 아닌 '어떻게 하면 모두가 행복하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게 한다. "공존은 양보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공존이라는 단어에 숨겨져 있는 뜻은 서로를 인정하고 현실을 직시하며 상호 교환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232쪽. 1만5000원.
◆지방은 어쩌다 공공의 적이 되었나?
한네 블랭크 지음/이은정 옮김/황소자리
우리 사회는 지방을 추하고 나쁘며 온갖 병을 일으키는 살인자라고 가르친다. 미디어는 비만이 자기 절제력 부족의 증거이며 탐욕과 방종, 인지능력 결여를 드러낸다고 세뇌한다. 하지만 지방이 없다면 우리 삶은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다. 지방 없이는 단세포 단위의 미생물조차 만들어지지 않으며, 뇌 또한 작동을 멈춘다. 책은 인종주의, 계급주의, 성차별 문화와 궤를 같이하는 지방 혐오의 기원을 추적한다. 자본주의와 손잡은 의학은 '지방과의 전쟁'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긁어모았다. 날로 기세등등해지는 의학을 발판 삼아 공공연하게 자행되던 '여성 비만 혐오'는 인종차별과 젠더 폭력을 정당화하고 백인 남성의 계급주의 지배체계를 공고히 하는 도구로 이용됐다. "살이 쪄서 나쁜 시민이다! 살이 쪄서 정상이 아니다! 살이 쪄서 부적합하다!"는 개소리는 집어치우라고 저자는 말한다. 232쪽. 1만3500원.
◆하노이의 길
라종일, 김동수, 이영종 지음/파람북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남북 관계 정상화에 공을 들여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2018년 4월과 5월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연이어 열렸고, 같은해 9월 평양에서 또다시 성대한 만남이 이뤄졌다.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미국의 만남이 이어졌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시 남북 관계는 곧 통일이 실현될 것만 같은 축제 분위기였다. 그러나 하노이에서 진행된 북미 정상회담 이후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 당시 제3자였던 남한에게 일방적으로 욕설과 비방을 퍼부으며 남북 연락 사무소마저 폭파시켜버렸다. 하노이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책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 경색된 남북 관계를 분석하고,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해법을 제시한다. 152쪽. 1만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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